“프랜차이즈 영업비밀 노출 후폭풍은 누가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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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정위 ‘정보공개 설명회’서 가맹본부 항의 빗발

차액가맹금 등 공개항목 급증
악덕업체 오해 늘어날 소지도

“미투업체 속출 책임질수 있나
모호한 기준 던져놓고 불구경”

“영업비밀이 노출돼 사업을 따라 하는 일명 ‘미투’ 업체가 속출하는 상황을 정부가 책임질 수 있습니까?”

지난 18일 서울 서초동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주최 ‘2019년 정보공개서 등록기재사항 설명회’에서 한 가맹본부 관계자가 공개 질의를 통해 공정위 담당자에 이같이 항의했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투명성 강화’와 본사의 ‘갑질 차단’ 명목의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개정됨에 따라 올해부터 프랜차이즈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필수품목을 공급하며 이윤을 붙이는 방식 등으로 얻게 되는 ‘차액가맹금’, 주요 품목의 공급가격 상·하한선 등 프랜차이즈 정보공개 항목들이 대폭 늘었다. 이날 1차 설명회는 가맹점 본사에 정보공개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이날 설명회에는 가맹본부 대표와 실무자, 가맹거래사 등 업계 관계자 총 12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정보공개 기준이 모호해 혼선이 빚어질 수 있는 점 △원가, 마진, 거래처 등 영업비밀의 노출 △거래가격 단순비교로 인해 악덕 업체로 오해 받을 우려 등 문제점을 조목조목 제기했다. 한 업체 정보공개 실무자는 질의에서 “차액가맹금이 높으면 어떤 내용이 포함됐는지 일일이 이해할 수 없는 소비자들은 단순하게 ‘갑질 업체’라고 보고 외면할 것”이라면서 “공정위는 모호한 기준을 던져놓고 문제가 생기든 말든 ‘불구경’하겠다는 게 아니냐”고 비판했다.

사업 노하우를 제공하고, 일정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관리 등 프랜차이즈 사업의 본질 자체를 정보공개 확대가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외식 프랜차이즈 대표는 “동네 창업보다 프랜차이즈가 우수한 것은 가맹본부가 쌓은 노하우를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 주는 무형의 가치가 있는데 이는 정보공개서에 전혀 반영될 수 없다”면서 “흑산도 홍어와 스페인산 홍어처럼 같은 식재료라도 원산지 등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이걸 어떻게 다 구분할 것인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보공개서 상에 ‘강제 품목’이라는 단어만 놓고 봐도 브랜드 이름에 맞는 품질을 유지하려면 반드시 써야 하는 재료 등을 마치 본사가 강매하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부터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정보공개 등록 마감 시한은 오는 4월 말이다. 등록하지 않을 경우 최고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그동안 프랜차이즈 점주들이 사업을 하면서 확인할 수 없었던 정보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번 개정안 시행으로 투명성이 강화될 것”이라면서 “추가 설명회를 열고, 가맹본부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