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대학 속출하는데… 부지·시설활용은 무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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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정지원제한’ 11곳 분석

7개大, 접근성 떨어지고
9개大는 지역상권 없어
매각도 활용도 쉽지않아
기존 폐교대학 전철 우려
“요양원 등 활용방안 마련을”

학령인구 감소로 대학의 줄 폐교사태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재정지원제한대학유형 Ⅱ(부실대학)로 분류돼 폐교가 예측되는 대학들도 폐교 시 자산매각, 활용이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방치할 경우 폐교됐지만, 오랫동안 자산매각과 청산절차가 종료되지 않은 기존 대학들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우려된다. 폐교대학이 학생 변동, 교직원 생계 곤란, 지역 경제 붕괴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폐교 예상시점부터 시설 용도변경 논의는 물론, 시설물 관리 주체 선정 등이 이뤄져야 하지만 교육 당국이나 국회의 구체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22일 김한수 경기대 경영학과 교수(공인회계사)가 ‘대학교육’지에 게재한 ‘대학 폐교 이후의 대학부지와 시설의 활용’ 보고서에 따르면, 재정지원제한대학 Ⅱ도 접근성·근린시설·지역상권 등 3개 분석지표를 활용해 ‘높음, 중간, 낮음, 없음’ 등 4등급의 정성적 평가를 한 결과, 활용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지원제한대학 Ⅱ로 묶인 11개 대학은 4년제의 경우 경주대, 부산장신대, 신경대, 제주국제대, 한국국제대, 한려대이고 전문대는 광양보건대, 동부산대, 서해대, 영남외국어대, 웅지세무대로 모두 11개이다. 보고서는 “이들 대학은 정부재정지원사업 참여와 국가장학금, 학자금대출이 제한돼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어 사실상 퇴출위기에 몰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대학은 35%, 전문대학은 30%의 정원 감축도 예고됐다.

보고서는 “동부산대, 부산장신대, 서해대, 신경대를 제외한 7개 대학은 접근성이 떨어지고 인근 지역에 근린시설이 없으며, 부산장신대, 서해대를 뺀 9개 대학은 지역상권이 존재하지 않는 등 자산매각이나 활용이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폐교된 서남대, 성화대, 국제문화대학원 대학교, 벽성대, 대구외국어대, 한중대, 경북외대 등도 대부분 접근성이 떨어지고 인근 지역에 근린시설, 지역상권이 없어 상품 가치가 낮아서 매각이 쉽지 않고 활용도 역시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시 북구의 경북외대만 만 4년 만에 청산절차가 마무리됐다. 김 교수는 “폐교시설은 노인요양원, 휴양소, 재생에너지 발전단지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폐교대학 관리센터’를 한국사학진흥재단 산하기관으로 설립하고 교육부는 이를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