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반대에…‘낙동강洑 개방’ 결국 연기

환경부-지자체 업무협약 취소
상주·의성·예천 3개지역 농민
“농사철 앞두고 洑 열면 피해”
‘조건부 수용’ 단체장도 물러서

정부가 낙동강 상류 낙단보와 상주보 등 2개 보 개방을 위해 22일 지방자치단체, 농민단체와 체결하기로 했던 업무협약이 결국 취소됐다. 해당 지역 지방자치단체장은 “보 개방에 따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조건부로 수용했으나 농민들은 “농사철을 앞두고 개방하면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연기됐다.(문화일보 1월 16일자 16면 참조)

환경부는 이날 오후 경북 상주시 도남동 상주보사업소에서 황천모 상주시장과 김주수 의성군수, 김학동 예천군수, 각 지역 농민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상주·낙단보 개방 추진 업무협력협약’을 체결할 예정이었다.

앞서 이들 3개 시·군 단체장은 지난 20일 상주시 내 모처에서 간담회를 했다. 이들 단체장은 △보 철거를 전제하지 않고 △상수도, 영농, 관광사업 등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하며 △보 개방 일정과 방법은 지자체 및 지역 주민과 협의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또 △피해 발생 시 즉시 모니터링 중단 및 조속한 보상 또는 배상해야 하고 △보 수위 저하로 문제가 생기면 수위 회복 요청에 정부가 즉시 응할 것도 요구했다. 이 같은 조건이 수용되면 보 개방 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도 보 철거를 전제로 하지 않고 농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내용을 협약에 담기로 했다. 하지만 보 주변 농민들은 영농 피해를 주장하며 보 개방에 강력히 반대하면서 업무협약체결이 무기한 연기됐다. 의성군 관계자는 “농민과 이장들을 상대로 정부의 보 개방과 대책을 두고 대화했으나 반대가 심했다”고 밝혔다. 의성군 한 농민은 “2개월 뒤인 3월이면 본격적으로 농사철에 접어드는데, 인제 와서 보를 개방하면 영농 차질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4대강 보를 개방해 수질, 생태계 변화, 물 이용 상황 등에 대한 모니터링에 나섰다. 대상은 전체 16개 보 가운데 칠곡보, 강천보, 여주보 등 3개 보를 제외한 13개 보였으나 낙단보, 상주보, 구미보 등 3개 보는 농민 반대로 개방이 보류돼 10개 보에 대해서만 모니터링 중이다.

상주=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