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매출 반토막… 쓰디 쓴 위스키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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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유흥주점 소비축소로 위기

“키퍼 캡·저 도주 선풍 이은
‘세 번째 해법’ 필요한 시점”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따른 음주문화 변화와 경기침체에 따른 실속형 소비가 늘면서 위스키 시장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 위스키 업체들은 저도주 시장 공략과 수입 맥주 병행 판매 등 고육책을 내고 있지만, 난국을 돌파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22일 주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모두 149만2459상자(1상자=500㎖×18병, 9ℓ)로, 2008년(284만1155상자)의 절반 수준으로 10년 사이에 ‘반 토막’이 났다.

최근 위스키 시장은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으로 음주문화가 점차 사라지는 데다, 위스키의 핵심 판매처였던 유흥주점 소비가 축소되면서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위스키 업계에서는 과거 위스키 시장을 크게 흔들었던 ‘키퍼 캡’(위조방지 캡)과 ‘저 도주’ 선풍에 이은 ‘세 번째 해법’이 나와야 시장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위스키 업계 관계자는 “2000년 초 ‘임페리얼 키퍼’가 등장하면서 위스키 순위가 바뀌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났고, 최근 몇 년 사이에 저 도주 위스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시장을 이끌어 왔던 것처럼 이제 ‘세 번째의 충격’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당시 임페리얼 12년산과 함께 ‘키퍼 캡’이 출시되면서 임페리얼이 위스키 시장의 활기를 주도했다. 또 국내 저 도수 위스키 시장을 처음 열었던 ‘골든블루’는 다른 위스키 업체들이 모두 매출 내림세를 기록하는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위스키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위스키 업계 관계자는 “삼겹살 식당이나 음식점에서도 자연스럽게 위스키를 마실 수 있는 제품 개발과 소비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마케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