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8.19 월요일
전광판
Hot Click
방송·연예
[문화] 하재근의 TV세상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22일(火)
‘SKY캐슬’이 꿈꾸는 학벌신분 사회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JTBC ‘SKY캐슬’이 신드롬을 일으키며 시청률 22%를 돌파해 비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기록까지 세웠다. 한국사회 민낯을 그렸기 때문이다. 극 중에서 로스쿨 교수는 자식들에게 경쟁을 강요하며 말한다. “나이가 들면 아빠 말이 옳다는 걸 느낄 거다. 피라미드 어디에 있느냐가 중요하다. 밑바닥에서는 짓눌리는 거고, 정상에서는 누리는 거다.”

사회를 피라미드로 보는, 극도로 수직적이고 서열적인 세계관이다. 위로 올라가면 누리는 것이 당연하고 밑으로 가면 짓눌리는 것이 당연하다는 이런 세계관은 봉건 신분사회에나 어울린다. 현대 민주공화국은 신분서열을 혁파하고 시민과 시민 사이의 절대적 평등을 확립한 체제다. ‘SKY캐슬’의 부모들은 시대착오적인 봉건제적 사고방식을 강조한다.

이게 한국사회의 반영인 것은 우리가 바로 그런 봉건적 유사 신분제 체제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학벌사회’다. 마치 신분이 한번 정해지면 바뀌지 않는 것처럼, 학벌도 대학 입시경쟁으로 한번 정해지면 바뀌지 않는다. 일류대와 비일류대라는 낙인이 평생 동안 이어지며 그 사람의 ‘끕’을 규정하기 때문에 신분제라고 할 수 있다.

진짜 신분과 다른 것은 세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태어날 때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입시로 획득해야 한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식이 일류 학벌을 획득할 수 있도록 사력을 다한다. 학교도 학생들의 일류 학벌 획득을 보조해주는 역할을 한다. 부모와 학교는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말한다. ‘지금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평생을 좌우한다.’ 그렇게 좋은 대학 가면 평생 누리면서 사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입한다. 반대로 입시에 실패하면 멸시당하면서 살게 된다고 엄포를 놓는다. ‘SKY캐슬’ 속 로스쿨 교수의 대사는 이런 현실을 표현한 것이었다.

그런 세뇌작업을 ‘교육’이라고 하는데, 아이들은 세뇌를 받으며 특권과 차별을 당연시하게 된다. 피라미드 꼭대기가 누리는 특권은 어렸을 때 열심히 공부해서 획득한 권리이고, 차별은 놀았던 것에 대한 대가라는 것이다. 그렇게 특권을 누리기 위해 친구를 경쟁자로 여기고 밟고 올라가라고 부모와 학교는 말한다. 그 결과 공감의 덕성이 결여된 소시오패스 같은 아이들이 자라난다. 바로 극 중 전교 1등인 예서다. 예서 같은 아이들이 일류대에 들어가서 장차 판검사, 의사, 국회의원이 되는 세상. 정상적인 민주공화국이 아닌, 특권과 멸시가 판을 치는 ‘갑질공화국’이 된다. 시민 간의 연대가 아닌 이기주의가 득세한다.

이것이 신분제와 더 비슷해지는 것은 세습적 요소가 강해지기 때문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더 전면화됐다. ‘SKY캐슬’은 이런 현실을 신랄하게 그렸다. 시청자는 부유층이 입시코디네이터를 통해 어떻게 자식을 피라미드의 꼭대기로 올려보내는지 목도했다. 작품은 그 세계의 파멸을 그려 시청자에게 위안을 줬지만, 사람들은 알고 있다. 현실에서 그들만의 SKY캐슬은 여전히 승승장구한다는 걸. 그러면서 혹시라도 내 자식만은 피라미드 꼭대기에 들어가 SKY캐슬 주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실낱같은 기대를 가진다. 그런 열망을 노리고 전국 사교육계에 ‘SKY캐슬’ 특별반이 등장한다. 드라마의 열기는 사교육의 열기로 이어진다. 학벌사회 입시공화국의 풍경이다.

문화평론가
[ 많이 본 기사 ]
▶ 물·바람에 몸 숨기는 ‘투명 미사일·잠수함’ 나올까
▶ 조국 딸 유급에도 장학금… 野 “정유라 사건 再版”
▶ 조국 딸, 의전원 2차례 낙제하고도 장학금 의혹
▶ 北, 미사일발사 비판 박지원에 “망탕 지껄이지 말라”
▶ ‘한강 시신’ 피의자 “또 그러면 또 죽는다” 막말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다른 학생 장학금 빼앗아 가” 학교측 “절차상 하자는 없어”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2차례나 유급을..
mark조국 딸, 의전원 2차례 낙제하고도 장학금 의혹
mark‘한강 시신’ 피의자 “또 그러면 또 죽는다” 막말
“75억 투자약정 사모펀드 실질적 오너는 조국의 친..
물·바람에 몸 숨기는 ‘투명 미사일·잠수함’ 나올까
나라 이 지경인데… 총선에만 목매는 민주-한국당
line
special news 탬파베이 최지만, 최고의 날…9회말 끝내기 역전..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28)이 9회 말 짜릿한 역전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최지만은 19일(한국시간) ..

line
美, 호르무즈 비용 포함 ‘50억달러’ 방위비 분담금 ..
팀 쿡 “삼성, 관세 안낸다”… 트럼프 “생각해보고 있..
北, 미사일발사 비판 박지원에 “망탕 지껄이지 말라..
photo_news
안 떨어지는 스타 몸값, ‘드라마 폐지’의 주역
photo_news
구혜선 “합의 상황 아니다” vs 안재현 소속사 ..
line
[정준모의 미술동네 설설]
illust
스위스재단 “루브르 소장품은 복제품…‘젊은 모나리자’가 진품..
[인터넷 유머]
mark답답한 남편 스타일 5 mark외부 음식 반입 금지
topnew_title
number 아파트 지하주차장서 여성 저항하자 벤츠 훔..
韓 ‘개도국’ 박탈위기… “쌀 등 핵심품목 관세..
“고양·파주 차량까지 몰려 교통지옥…신분당..
국립대병원 비정규직 5000여명 “22일 무기한..
임성재 ‘30명 최종전’ 진출… 한국인 첫 신인..
hot_photo
제네시스 ‘민트 콘셉트카’ 출격
hot_photo
강한나 “웃을 장면 아닌데 웃고·..
hot_photo
옷처럼 입는 로봇 개발…“걷기·달..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