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 분석>‘1兆·1年’에 흔들리는 韓美동맹

美, 12억 달러+1년 공식제기
‘1兆이하 절대안돼’ 강경입장
韓은 ‘3년에 1조+α’ 역제안
협정기간 짧아지면 동맹위협

10차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과 관련, 미국이 최고위층을 통해 ‘12억 달러(1조3537억 원)+협정 기간 1년’을 최후 통첩하면서 어떤 경우에도 10억 달러 미만은 안 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국이 ‘1조 원 + α·협정 기간 3년’을 역제안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협상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주한미군 운영을 포함한 한·미 동맹의 근간을 감안해 정부가 보다 전향적으로 협상에 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 노선을 고수하면서 돌발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향을 감안할 때 ‘심리적 마지노선(1조 원)’ 고수 등 국내 상황에 지나치게 얽매여선 안 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3일 외교 소식통과 전문가에 따르면 방위비 분담금에 대한 총액과 기간은 현재로써는 아직 타협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측은 지난해 한국의 분담금이 9602억 원이었던 것에 대해 1조 원 이상으로의 증액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미국 측은 지난 9차 협정 협상 당시에도 이미 1조 원 이상의 한국 측 분담금을 요구하면서 절대 10억 달러 미만은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1조 원’이란 금액의 선은 양측의 명분 싸움이지 주한미군 주둔비 지원에 있어 숫자상의 실효적 의미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9차 협정 당시 한국 측 수석대표였던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는 “국가 간의 협정이기 때문에 숫자만의 문제는 아니다”며 “그 숫자의 근거에 대한 합리적인 설명이 국민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협정 기간이 1년으로 짧아지면 안정적인 동맹과 주한미군 운영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번 협상의 경우 연내 타결을 목표로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됐지만, 결국 양측 협상단에 의한 타결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급기야 지난 연말에는 미군 아시아·태평양사령관 출신인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가 이 문제와 관련해 직접 청와대를 방문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