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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박태균의 푸드 X파일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23일(水)
더덕, 식이섬유 풍부… 변비 예방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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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생물이 휴지기에 들어가는 겨울에 홀로 ‘광채’를 발하는 뿌리채소가 있다. 더덕이다. 농촌진흥청은 1월의 식재료로, 곶감·찹쌀과 함께 더덕을 선정했다.

열매가 더덕더덕 붙어 있다고 해서 ‘의태어’ 식물명을 갖게 됐다. 더덕은 이두 문자론 ‘가적’이다. 조선시대에 출간된 ‘향약채취월령’ ‘향약집성방’엔 가덕(加德)이라 표기돼 있다. ‘더할 가’에서 ‘더’, ‘덕 덕’을 더해 더덕이 됐다는 설도 있다. ‘명물기략’에선 더덕을 사삼(沙蔘)이라 불렀다. 양유(羊乳)·문희(文希)·식미(識美)·지취(志取)란 별명도 갖고 있다.

옛사람도 더덕 좋은 줄을 알았다. 조선 후기 실학자가 쓴 ‘해동역사’엔 “고려시대에 더덕을 나물로 만들어 먹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우리 민족이 고려 때부터 더덕을 먹기 시작했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증보산림경제’엔 “2월에 더덕을 옮겨 심는다”고 기술돼 있다. 이는 자연산만으론 부족해서 더덕을 직접 재배했음을 시사한다.

조선의 광해군 때는 “처음엔 사삼 각로(閣老)의 권세가 중(重)하더니 지금은 잡채 상서(尙書)의 세력을 당할 자가 없구나”란 노래가 민간에서 돌았다. 여기서 사삼각로(더덕 정승)는 좌의정 한효순, 잡채 상서는 호조판서 이충을 가리킨다.

임금에게 각각 더덕요리와 잡채를 바쳐 출세했다는 조롱 섞인 가사다. “한효순의 집에선 더덕으로 밀병(蜜餠·꿀떡)을 만들었다”고 한다(광해군일기). 왕마저 매료시킨 더덕은 한겨울이 제철이다. 대개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에 싹이 나오기 전까지 캔 뿌리를 먹는다. 요즘은 중국인도 먹는다. 원래는 한국인이 유독 선호하는 채소다. 송나라 사신으로 고려를 다녀간 서긍은 ‘고려도경’에서 “밥상에 더덕이 자주 오르는데 크기가 크고 살이 부드러우며 맛이 기막히다”고 썼다. 한반도 전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하지만 제주·강원 횡성과 중·남부 평야 지대에서 잘 자란다. 겉모양은 도라지를 닮았다. 도라지는 더덕보다 쓴맛과 향이 적고 골이 낮고 가늘다. 진액이 나오지 않거나 적게 나온다. 더덕은 독특한 향과 맛이 있고 골이 깊다. 잘랐을 때 진액이 나온다. 도라지보다 연하고 향기로워 우리 선조는 더덕을 훨씬 귀히 여겼다.

흙과 껍질, 흰 진액 탓에 손질하기가 까다롭지만 추운 겨울을 건강하게 보내기 위해선 더덕은 꼭 챙겨야 할 식품이다. 더덕은 자연산과 오래된 것일수록 향과 약성(藥性)이 강하다. 요즘 시장에 나온 것은 대부분 재배 더덕이다. 양식 더덕은 맛이 담백해 요리에 쓰기엔 자연산보다 낫다.

말린 더덕 뿌리를 사삼이라 한다. 모래에서 캔 삼이란 뜻이다. 주로 반찬으로 먹는데도 이런 별명이 붙은 것은 우리 조상이 더덕의 약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약효 성분은 사포닌이다. 사포닌은 인삼·산삼에도 들어 있는 쓴맛 성분이다. 뿌리를 자르면 나오는 흰 액이 사포닌이다. 사포닌은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삭이는 효과가 있다. 이를 근거로 한방에선 더덕을 기관지 폐렴·천식·편도선염·인후염 등 호흡기 질환 치료를 돕는 약재로 친다. 사포닌이 폐 기운을 돋운다고 봐서다. 사포닌은 염증·궤양을 치유하고 담을 없애며 침 분비를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덕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장 건강, 특히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홍만선은 ‘산림경제’에서 “더덕이 변비에 좋다”고 했다. 과거엔 산모의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 더덕을 권했다. 더덕을 젖나무로 표현한 중국 문헌도 있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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