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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23일(水)
‘SKY캐슬’의 가성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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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억 원. 비(非) 지상파 드라마 중 최고 시청률(22.3%)을 기록한 JTBC 드라마 ‘SKY캐슬’의 총 제작비입니다. 일반인들은 평생 벌어도 손에 쥐기 힘든 금액이지만, 요즘 드라마 제작비를 고려했을 때는 ‘착한 가격’이죠.

‘SKY캐슬’은 20부작입니다. 회당 제작비는 3억5000만 원 정도인 셈이죠. 지난해 방송된 tvN ‘미스터 션샤인’(최고 시청률 18.1%)의 총 제작비가 430억 원이었으니, 약 6분의 1 수준입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따지자면 동급 최강이죠. 그래서일까요? 요즘 방송가에서는 “‘SKY캐슬’ 같은 드라마 없나?”라는 질문이 유행어처럼 퍼지고 있습니다.

한때 제작비 100억 원은 드라마나 영화를 통틀어 ‘대작’의 기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16부작 드라마에 회당 6억 원가량, 총 1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하는 사례가 즐비하죠.

그 중심에는 한류스타가 있습니다. 요즘 A급 남자 한류스타들의 드라마 회당 출연료가 1억5000만 원 안팎이죠. 결국 주연 남녀배우 4명의 출연료로만 회당 2억5000만 원 정도가 쓰이는데요. 나머지 4억 원 정도로 조연 배우 출연료에 연출진과 현장 스태프 급여까지 챙기려다 보니 배우의 이름값만 동동 뜨고 정작 드라마의 퀄리티는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100억 원을 도대체 어디에 쓴 거냐’는 뼈아픈 댓글이 달리는 이유죠.

작품 속 ‘SKY캐슬’이 대한민국 교육과 이른바 상류층이라 일컫는 이들의 민낯을 드러냈다면, 작품 밖의 ‘SKY캐슬’은 드라마 제작 시장의 허황된 구조에 일침을 놓았습니다. ‘SKY캐슬’에는 한류스타로 불릴 만한 배우가 등장하지 않죠. 눈을 현혹하는 대단한 스케일이나 특수효과도 없습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이 드라마에 귀를 열고 눈을 고정시키죠. 유현미 작가가 꼬박 3년간 취재해서 썼다는 물샐 틈 없는 대본과 이를 시각화한 조현탁 PD의 영상미, 그리고 갓 잡아 올린 활어처럼 생동감 넘치는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진 결과물입니다.

“‘SKY캐슬’ 같은 드라마 없나?” 이 질문에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은 이렇게 입을 모읍니다. “그런 드라마는 1년, 아니 5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합니다”라고요. 모든 방송사가 ‘SKY캐슬’ 같은 드라마를 꿈꾸지만, 정작 편성 단계에서는 유명 한류스타와 내로라하는 스타 작가 없이는 편성조차 해주지 않으려는 방송사들의 이중 잣대 때문이죠.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방송사들은 앞으로도 이름값에 집착하며 애먼 제작비만 끌어올릴 겁니다. 결국 대중은 ‘SKY캐슬’ 같은 드라마를 또다시 1년, 아니 5년 후에나 볼 수 있는 거 아닐까요?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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