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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주철환의 음악동네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24일(木)
가장 높은 곳을 향한 끝없는 이기심… “이게 정말 사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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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Y캐슬’ OST ‘위 올 라이’

‘거짓 눈빛을 숨길 순 없지(You can’t hide your lyin’ eyes)/너의 미소는 옅은 위장일 뿐(And your smile is a thin disguise)’(이글스 ‘라잉 아이즈’ 중). 사이가 틀어진 모녀의 얘길 들어봤다. 딸은 눈뜨는 시간부터 엄마의 통제에 따라야 했고 엄마는 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며 부지런히 사교육 현장으로 실어 날랐다. 딸은 엄마의 노예라며 처지를 한탄했다. 엄마는 자신이야말로 딸의 노예라고 탄식했다. 나는 결론을 내렸다. “노예끼리 모여 사니 그 집은 노예 소굴이군요.”

가장 높은 곳을 향한 그녀들의 이야기. 드라마 ‘SKY캐슬’(사진)은 적나라하다. 화가 난다는 사람도 있고 부럽다는 사람도 있다. 공감과 반감, 양심과 욕심이 교차하고 천국과 지옥이 환승한다. 작가는 엔딩곡 ‘위 올 라이(We all lie)’를 통해 묻는다. ‘Is this really true?’ 해석도 세 가지다. ‘이게 정말 사실일까, 진실일까, 현실일까’. 팩트체크할 필요는 없다. 다만 ‘어디에 들어가야 성공일까’ ‘무엇을 가져야 행복할까’에 대해 각자 생각하고 함께 토론해보는 건 나쁘지 않을 듯하다. 진실은 곁에서 그 난장을 지켜볼 것이다.

▲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노래채집가
프레디 머큐리가 리메이크한 ‘더 그레이트 프리텐더’에 이런 가사가 나온다. ‘외롭지만 아무도 알아차릴 순 없다(I’m lonely but no one can tell)’, ‘환상이라고 하기엔 너무 현실적인 이 느낌(Too real is this feeling of make believe)’. 은혜 갚는 얘기보단 복수하는 드라마가 시청률이 높은데 예전엔 달랐다. JTBC의 뿌리 격인 TBC의 마지막 일일드라마 ‘달동네’(1980년 6월∼1981년 12월)는 가난 속에서 희망을 찾는 이야기였다. 부자를 원망, 선망하는 ‘SKY캐슬’과는 대척점에 있었다. 그사이에 희망이 사라진 걸까. 아니면 욕망이 가면을 벗은 걸까. ‘진실을 감추려면 가면을 써봐(Play with a mask to hide the truth)’(‘위 올 라이’ 중).

하류의 물고기들은 ‘도무지 알 수 없는 그들만의 신비한 이유’(강산에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중)로 부지런히 상류로 올라간다. 그러나 목적지는 같아도 목적은 다르다. 드라마에서처럼 ‘밑바닥에 있으면 눌리는 거고 정상에 있으면 누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다. ‘사람이 빠르면 얼마나 빠를까/사람이 느리면 얼마나 느릴까’(서유석 ‘황소걸음’ 중). 개구리를 황소로 만들고자 하면 황소개구리가 탄생한다. 생태계를 파괴할뿐더러 존재감을 잃게 된다. 전 과목 만점에서 오는 자신감, 행복감은 길지도, 깊지도 않다. 행복은 ‘성적’ 순이 아니라 ‘성격’ 순인데 승자의 어머니는 성자의 어머니를 좀체 이해 못한다.

‘달동네’와 ‘SKY캐슬’은 떨어져 있지만 ‘천사마을’과 ‘독사마을’은 주소가 동일하다. 천사, 독사는 마음속에 동거한다. 양심이 활동량을 늘릴 때 그 사람은 천사에 가깝다. 이기심의 분출 시기를 통제하고 양질로 살 분위기를 만들어주면 좋은데 쉽지 않은 일이다. “머리를 맞대고 소통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 누가 그걸 모르나. 진단서도 있고 처방전도 있는데 약 먹을 시간을 지키지 않는 게 문제다.

‘SKY캐슬’은 실제론 납골당 브랜드다. 명함, 직함, 이력서, 집문서는 유골함에 들어가지 않는다. ‘위 올 라이’에 등장하는 ‘Money, Honor, Beauty’(돈, 명예, 미모)도 아니다. 거기엔 사람이 들어간다. 어릴 때 친구를 따라갔다가 놀란 적이 있다. 조용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눈물을 흘리고 이상한 말을 하고 누군가를 애타게 부르던 모습을 봤다. 친구에게 물으니 그들은 저마다 반성(회개)하는 중이라고 했다. 놀라웠던 건 그 요란한 의식이 끝난 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교제를 마치고 헤어지는 일상의 모습이었다. 그날은 심령부흥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다음 주말에 부흥회 하나가 끝난다. 드라마는 막을 내려도 우리는 그 주변에서 계속 노래할 것이다. 위 올 라이.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노래채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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