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경영참여’ 땐 회사에 투자차익 줘야… 得보다 失

수탁자委 “반대” 이유는
국민적 저항 감당 힘들 듯
‘이사해임’은 대상도 아냐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가 23일 한진그룹에 대한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안에 대해 예상외로 다수 반대 의견을 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수탁자위원회는 전날 주주권 행사 분과위원회를 열어 논의한 결과, 대한항공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에는 9명의 위원 가운데 2명이 찬성하고 7명이 반대했다고 밝혔다. 또 한진칼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에는 찬성 4명, 반대 5명으로 반대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에 찬성한 위원 2명은 대한항공·한진칼에 대한 △이사 해임 △사외이사 선임 △정관 변경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제안했다. 대한항공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에 반대했던 위원 가운데 2명은 이사 해임, 정관 변경 등 부분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에는 찬성했다.

수탁자위원회 위원 다수가 주주권 행사에 반대한 것은, 경영 참여를 선택할 경우 득보다 실이 많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금의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입장을 바꿀 경우, ‘자본시장법’상 과거 6개월간 주식 거래 차익(100억 원 이상으로 추정)을 해당 회사에 줘야 한다. 여기에는 국민연금의 직접 운용뿐 아니라 위탁 운용 분까지 포함되는데, 이러면 위탁 운용 자산운용사 손실분까지도 물어줘야 한다. 더욱이 재임 중인 이사를 해임하는 것은 주주 제안 대상이 아니다.

재계 관계자는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수탁자위원회 논의 결과와 정반대의 결정을 내릴 수 있지만, 수탁자위원회에서 논의된 주주권 행사 시 발생할 손실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며 “이를 공개할 경우 국민적 저항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