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 성장전망치 3개월만에 2.7% → 2.6% 하향 조정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019년 1월 통화정책 방향’ 관련 금통위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동훈 기자 dhk@

- 기준금리 ‘1.75%’ 동결

李 총재 “경제 불확실성 높아
성장전망치 낮출수밖에 없어”

반도체 등 수출 전망 좋지않고
中 경기후퇴 등 내외여건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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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7%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 올해 2.7%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는데 불과 3개월 만에 이를 수정한 것이다. 기준금리도 연 1.75%로 동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4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본관에서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금통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6%로 소폭(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금리까지 동결한 배경에 대해 “경제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자료를 통해서도 “세계 경제는 성장세가 다소 완만해지는 움직임을 나타냈다”면서 “앞으로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보호무역주의 확산 정도,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정부지출 확대 등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성장세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바라보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8~2.9%다. 또 한은은 이날 소비자물가 전망 역시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1.7%에서 1.4%로 0.3%포인트 낮췄다.

이날 한은이 소극적인 판단을 한 것은 무엇보다 국내 경기에 대한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정부의 대규모 경기 활성화 예산 투하에도 불구하고 6년 만에 최저(2.7%)인 성장률을 나타냈다. 해외 기관들이 바라보는 올해 전망은 더욱 좋지 않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지난 22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3%로 낮췄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라던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말에 이어 연초 들어서도 하향 곡선이 뚜렷하게 그려지고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도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할 정도로 경기 둔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보니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동결하고 성장률 전망치를 내리는 것 이외에 선택지가 없었을 것”이라며 “우리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큰 중국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의 상황이 어려운 국면에 진입한 것도 경제성장률 하락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만용·황혜진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