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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24일(木)
사상 첫 前대법원장 구속과 무너지는 司法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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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욕의 측면에서 ‘사법(司法) 사상 첫’ 기록을 이어가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4일 새벽 구속 수감됨으로써 또 하나의 기록을 보탰다. 검사 출신인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면서 증거인멸의 가능성까지 보탰다. 이미 전직 대통령들까지 줄줄이 감옥에 있는 상황에서 누구의 불법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러나 전 대법원장을 구속할 정도로 증거와 법리가 확고한지는 의문이다. 온갖 정황 증거는 제시됐지만, 형사처벌을 위해 꼭 필요한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 ‘스모킹 건’은 여전히 부족해 보인다. ‘김앤장 독대 문건’ 등은 부적절한 행동은 몰라도 상고법원과 징용재판의 ‘재판 거래’ 증거로 단정하긴 어렵다.

어쨌든 양 전 대법원장은 이제 구치소에서 수사와 재판에 응해야 한다. 사법적 유·무죄는 오랜 기간 뒤에 가려지겠지만, 이미 심각한 사법 불신을 야기하게 됐다. 지난 71년 동안 힘겹게 쌓은 사법 신뢰의 공든 탑이 기저(基底)에서부터 무너져 내린다. 현 정권과 사법권력은 전 사법부에 대해 ‘재판 거래’와 ‘사법 농단’이라는 정치적 구호로 공격했는데, 양 전 대법원장 구속으로 과거의 논쟁적 판결들이 모두 부정 받을 지경에 처했다. 실제로 “사법부를 적폐 판사의 피로 물들이자”고 주장하는 민주노총과 좌파단체들은 이석기 전 의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재판 거래라고 주장하고 있다.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도 문제 삼을 태세다.

이 지경에 이른 1차적 책임은 김명수 현 대법원장에게 있다. 이번 사건의 출발점이 된 ‘판사 블랙리스트’의혹과 관련, 3차례에 걸친 자체 조사에서 사실무근으로 정리됐다. 재판거래 문제에 대해서도 김 대법원장이 구성한 조사팀조차 ‘어떠한 자료나 정황도 찾지 못했다’고 했다. 대법관 13명 전원도 “재판거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고, 김 대법원장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했다. 여당은 판사 탄핵에 나서고 있다. 사법 독립은커녕 청와대와 여당 하수인이자 ‘코드 사법부’를 자초한 셈이다. 하루빨리 이런 상황을 과감히 바로잡지 않으면 김 대법원장이야말로 사법 신뢰 붕괴의 책임자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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