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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9년 01월 24일(木)
규제 혁신 한다더니 경영권 흔들 新규제 꺼낸 文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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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을 대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태도가 1주일여 만에 다시 돌변했다. 문 대통령은 23일 공정경제추진 전략회의를 주재하면서 “대기업의 책임 있는 자세가 중요하다. 틀린 것은 바로잡고 그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며 고강도 규제 방안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지난 15일에는 대·중견기업 기업인들을 초청해 “기업이 힘차게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올해 정부의 목표” “기업들이 신바람 날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당시 기업인들은 긴가민가하면서도 그런 말을 믿고 여러 건의를 했지만, 이번 발언으로 문 대통령 진의는 선명해졌다.

문 대통령은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위법에 대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 행사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분명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국민연금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 맡고, 차관 4명도 위원으로 참여한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전문성 없는 여당 의원 출신이다. 외국 사례와 달리 정치적 독립성이 확보되지 못한 구조다. 국민연금이 5% 이상 지분을 가진 상장사만 293개에 이르고, 여기엔 삼성전자·현대자동차·포스코 등 국내 주력기업이 대거 포함돼 있다. 대통령이 직접 사기업 경영에 개입할 의지를 피력한 것은 연금사회주의로 빗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이날 앞서 열린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에서는 대한항공 경영 참여에 대해 위원 다수가 반대했지만, 문 대통령은 전문가들의 결론을 뒤엎었다. 이런 상황이야말로 역설적으로 국민연금의 ‘코드 투자’ 위험성을 말해준다.

문 대통령은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한 조속한 국회 의결도 주문했다. 상법 개정으로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집중투표제가 시행되면 이사회가 투기자본에 장악될 수 있고,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지주회사·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 투자보다 지분 정리 등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15일 간담회에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이 상법·공정거래법 개정 속도 조절을 요청했는데, 그 답변인 셈이다. 규제 혁파는커녕 대주주 발을 묶고, 경영권을 흔들 신(新)규제를 덧붙이는 상황이다. 한국경제와 기업의 앞날이 더 캄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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