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바랐지만…선수들 투쟁심에 만족, 조국 대한민국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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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8강전서 0-1 석패
박항서 베트남 감독 밝혀

박항서(60·사진)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의 도전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멈췄다. 베트남은 24일 밤(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8강전에서 0-1로 패했다. 베트남은 슈팅에서 12-11로 일본을 앞섰고 유효 슈팅에선 4-6으로 대등했다. 베트남은 그러나 후반 9분 비디오판독으로 페널티킥을 허용, 아쉬움을 삼켰다.

8강 진출은 베트남의 역대 최고 성적. 베트남은 2007년 8강에 올랐다. 그런데 당시엔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했으며 8강은 토너먼트 1회전이었다.

경기 직후 기자회견장에 모인 취재진은 박 감독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24개국 사령탑 가운데 유일한 한국인인 박 감독은 “기적을 바랐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조국인 대한민국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지난달)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동아시안컵) 종료 후 아시안컵까지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면서도 “8강까지 진출한 것도 극적이었고, 8강전에서 비록 졌지만 선수들이 보여준 투쟁심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베트남은 D조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패했지만 3차전과 16강전을 승리했다.

박 감독은 “지난해는 기적 같은 한 해였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2017년 10월 베트남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지난해 AFC 23세 이하 챔피언십에서 사상 첫 준우승,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통일 이후 최초로 4강 진출, 지난달 스즈키컵에서 10년 만의 우승이란 성과를 거두면서 베트남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박항서 매직’에 비유되는 이유.

패했지만 박 감독을 향해 베트남 언론은 찬사를 쏟아붓고 있다. 베트남 매체 소하는 “졌지만 팬들은 여전히 응원 중”이라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싸웠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하는 또 “박 감독이 베트남 정신을 불어 넣었기에 베트남은 8강전에서 끝까지 항복하지 않았다”면서 “아시아 전체가 베트남의 정신을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베트남 익스프레스는 “이번 아시안컵의 베트남 일정은 8강전에서 끝났지만, 베트남 축구 사상 가장 기억에 남을 아시안컵이 됐다”고 칭찬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