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부총리 살비니, ‘난민감금’ 혐의로 결국 법정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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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선‘디초티’하선 지연 책임
오성운동‘기소되면 퇴진’규정
살비니에 사임 요구 여부 주목

마테오 살비니(사진)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난민 177명 납치 혐의로 법정에 설 위기에 놓였다.

24일 ANSA 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카타니아 특별법원은 “난민들을 불법 감금, 납치한 혐의를 받는 살비니 부총리를 재판에 회부하라”고 결정했다. 그를 불기소 처분한 검찰의 의견을 뒤집는 권고다.

살비니 부총리는 지난해 8월 해안경비대가 아프리카 난민 177명을 ‘디초티’호로 구조한 뒤 시칠리아 항만에 입항하자 난민들의 하선을 열흘간 불법으로 막은 혐의를 받고 있다.

난민들은 아일랜드 등 유럽연합(EU) 일부 회원국을 비롯해 알바니아, 이탈리아 가톨릭계 등이 나눠서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에야 배에서 내릴 수 있었다.

살비니 부총리는 법원의 결정 이후 페이스북에 “이탈리아에 불법 체류자들을 상륙시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3~15년의 징역형에 직면했다”고 올렸다. 그는 이어 “할 말이 없다. 무섭냐고? 전혀 그렇지 않다”며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결정은 상원을 통과할 것이고, 우리는 어떻게 진행되나 볼 것”이라고 썼다. 살비니 부총리에 대한 재판 여부는 상원에서 먼저 판가름나게 된다. 내무장관이기도 하므로 상원의 승인을 먼저 받아야 하는데, 이탈리아 상원은 추후 회의를 소집해 특별 법원의 권고를 받아들여 살비니를 법정에 세울지 논의, 결정하게 된다.

살비니는 그가 속한 동맹 당이 자신을 지지할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지만 연정 파트너인 오성운동의 입장은 다소 불투명하다. 오성운동 설립 원칙 중 하나가 수사를 받는 정치인들의 사임을 요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규칙은 당이 부패와 먼 청렴한 이미지를 표출하기 위해 당규에 명문화돼 있다.

디마이오 부총리 역시 반(反)난민 노선을 밟고 있지만 당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그 결정에 시선이 쏠리는 상황이다. 살비니 부총리는 취임 직후부터 국제 난민구호 단체가 운영하는 난민 구조선의 이탈리아 항만 진입을 봉쇄하는 등 강경 반난민 정책으로 EU는 물론이고 인권단체 및 야권에서도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