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박보검’이 돼가는 모습 보여주려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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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 마친 배우 박보검
“순수 청년의 감정·고통 표현
최선 다했지만 부족한 점 있죠”

“진정한 사랑에 눈뜨며 어른이 돼가는 남자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배우 박보검(사진)은 케이블채널 tvN ‘남자친구’를 마친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극 중 직장 상사인 연상의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김진혁을 연기했다. 순수한 소년 같던 한 남자가 주위의 반대에 부딪힌 사랑을 뚝심 있게 이어가며 겪게 되는 이야기를 온몸으로 웅변하는 박보검의 모습은 곧 김진혁 그 자체였다.

28일 문화일보와 만난 박보검은 “극 중 표현처럼 싱그럽고 떫으면서도 씹으면 달콤한 ‘청포도’ 같은 청년이 한 사람을 진정으로 사랑하며 느낀 감정과 고통을 잘 표현하려 했다”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어른이 돼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에 이 작품이 ‘어른들을 위한 동화’라 불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혁이라는 남자가 성장해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남자친구’는 배우 박보검에게는 과도기적인 작품이었다. 22세 때 tvN ‘응답하라 1988’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KBS 2TV ‘구르미 그린 달빛’과 ‘남자친구’를 거치며 어느덧 20대 중반에 들어섰다. 일련의 작품에서 풋풋한 매력을 발산하며 뭇 여성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소년 박보검’이 ‘남자 박보검’으로 변모해 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그 와중에 ‘남성적 매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따끔한 지적도 있었다. 이런 일침은 그가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게 해주는 쓰지만 몸에 좋은 약과 같았다.

그는 “감독님, 작가님과도 ‘남자가 돼가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했는데 드라마를 보는 분마다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랐다. 최선을 다했지만, 제 부족한 부분도 인지하고 있다”고 의젓하게 답하며 “시간을 소중히 여기라는 어른들의 말씀처럼,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갈수록 그 무게를 온전히 짊어질 수 있도록 성장해야겠다고 새삼 느꼈다”고 전했다.

박보검과 김진혁은 꽤 닮은 구석이 많았다. 해사한 미소가 썩 잘 어울리고, 나이는 어리지만 말 한마디마다 진심을 꾹꾹 눌러 담아 상대방을 배려하는 모습도 판박이였다. 정작 박보검은 “김진혁이라는 인물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며 “김진혁은 긍정적이고 자신을 사랑하는 인물인데 이 친구를 통해 ‘나를 사랑해야 남을 사랑하는 여유도 생긴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며 빙그레 웃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