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앵커브리핑서 폭행 사과하면 용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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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기자 ‘조건’ 내걸어
“진보가치 앵커 1명에 의존안해”

‘동승女’ 논란 수사 핵심 부상

폭행과 공갈 미수 혐의로 공방을 주고받던 손석희(사진) JTBC 대표이사와 프리랜서 기자 김모(49) 씨 사건이 2017년 손 대표의 교통사고 당시 동승자 존재 여부로 확대되고 있다. JTBC 측이 동승자와 관련한 루머에 대해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교통사고 피해자가 차량에서 내리는 여성을 봤다고 밝히면서 동승자 존재 여부 역시 수사의 핵심 대상이 되고 있다.

김 씨는 31일 입장문을 통해 “(손 대표가)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폭행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면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며 “저를 무고한 일에 대해서도 죄를 묻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씨는 “손 대표가 적시한 저에 대한 혐의(공갈 미수 및 협박)가 참으로 비열하고 졸렬하다”고도 비판했다. 김 씨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공갈 미수 등의 혐의를 받는 자체가 엄청난 불명예”라며 “폭행 혐의 등을 부인하며 협박으로 고소하는 건 엄연한 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손 사장님, 스튜디오에서는 당신이 제왕일지 몰라도 현장에서는 후배 취재기자들의 예봉을 당해낼 수 없다”며 “당신이 일으킨 모든 사건은 스튜디오 밖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밝혔다. 또 “우리 사회 보수의 가치가 그러하듯이, 진보의 가치 또한 뉴스 앵커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는다”면서 “당신 하나로 인해 탁해져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서울 마포경찰서는 설 연휴가 지난 뒤 손 대표를 폭행 사건의 피의자 겸 공갈미수 및 협박 사건의 고소인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서부지검은 시민단체 자유청년연합이 손 대표를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 자료를 검토한 뒤 기존 사건과 병합할지를 판단할 예정이다.

동승자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 2017년 4월 16일 손 대표가 경기 과천시의 한 교회 주차장에서 낸 교통사고의 피해자인 견인차 기사 A 씨는 지난 23일 손 대표와 통화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했다. 23일은 손 대표가 김 씨를 폭행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하루 전이다. 통화 내용을 보면 손 대표는 A 씨에게 전화를 걸어 “(김 씨가) A 선생님이 차에 봤는데 젊은 여자가 타고 있었더라 뭐 이런 얘기를 했다고 저한테 그 협박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 씨는 “아니 우리 저기 손 사장님께서 ‘아니다’라고 그러시면 제가 뭐 드릴 말씀은 없습니다. 근데 제가 현장에서 여자분이 내리는 거는 봤거든요”라고 답했다. 손 대표가 재차 부인하자 A 씨는 “그러면 없나 보죠. 제가 잘못 봤을 수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봤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JTBC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이날 오전 전화 연락을 했으나 받지 않았다.

윤명진 기자 jinie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