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 없는 명절 여행>驛 앞에 바다가… 길 막히는 연휴 전철 타고 가즈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부산 기장의 드라마 ‘드림’의 촬영지 죽성 드림성당.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인천 장봉도 가막머리 전망대의 일출 모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오래된 물건으로 가득한 광주 양림동 펭귄 마을 골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41도의 온천수에 발을 담글 수 있는 대전 유성온천역 인근의 무료 족욕체험장.

광주 1호선 全구간 1250원
남광주역 양림동 핫플레이스

대전 유성온천역 족욕체험장
중앙로역 으능정이 거리 유명

인천 공항철도는 섬 여행 편리
용유역서 20분 걸으면 선착장

부산 도심 ~ 기장 바닷가 37분
죽성 드림성당·대변항도 코앞

모처럼의 연휴지만 명절에는 여행을 떠나기 쉽지 않다. 이번 설도 마찬가지다. 명절을 전후해 귀성, 귀경 차량으로 고속도로나 국도는 어디든 가득 찬다. 명절 연휴에 여행을 떠날 수는 있지만, 그러기에는 감수해야 할 불편이 너무 크다. 그래서 대도시를 중심으로 지하철이나 전철을 타고 교통체증 없이 돌아볼 수 있는 도시 여행 코스를 골라봤다.

# 전통시장에서 예술여행까지…광주 지하철 여행

광주 지하철 노선은 1호선 하나밖에 없다. 노선은 20개 역이 있는데, 교통카드를 이용하면 전 구간의 요금이 1250원으로 동일하다. 광주 지하철 여행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곳이 광주송정역에서 가까운 1913송정역시장이다. 송정역시장은 역사가 100년이 넘는 전통시장인데, 고색창연한 전통미보다는 개성 있는 상점들의 발랄한 분위기로 저절로 마음이 밝아지는 기분이다. 시장 구경과 함께 옛 교복을 입는 체험도 있고, 작은 사진관에서 기념사진도 찍을 수 있다. 먹거리도 풍성하다. 수제 초코파이와 양갱, 김부각, 브루어리 맥주 등이 이름난 먹거리다. 시장은 평일에는 오후 10시, 주말에는 오후 11시까지 개장한다. 요즘 광주에서 가장 ‘핫’한 여행지인 양림동 역사문화마을도 지하철로 다녀올 수 있다. 남광주역에서 양림동까지는 도보로 10분 거리. 양림동까지 가는 길에는 남광주시장도 있다. 100여 년 전 서양 선교사들이 세운 근대건축물과 전통한옥이 어우러진 양림동은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광주양림교회 뒤쪽에 세워진 오웬기념각과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물인 우일선선교사사택은 꼭 들러야 할 곳. 한옥을 갤러리나 세련된 찻집으로 개조한 공간도 곳곳에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문화전당역 5·6번 출구와 연결된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이 최후까지 항전했던 옛 전남도청 자리에 2015년 개관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아시아 문화 교류와 콘텐츠 창작, 전시, 공연, 유통이 이뤄지는 복합문화예술공간. 어린 자녀가 있다면 어린이극장과 도서관, 체험공간 등으로 구성된 어린이문화원을 추천한다. 전문해설사의 무료 투어에 동행하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더 알차게 관람할 수 있다.

# 골목과 온천, 문화를 즐긴다…대전 지하철 여행

대전 지하철도 2006년에 개통한 1호선 노선 딱 하나다. 이쪽 끝의 판암역에서 저쪽 끝의 반석역까지 노선 거리는 20.5㎞, 노선 안에 22개 역이 있다. 대전 지하철에서는 다른 도시의 지하철에는 없는 ‘소리’가 있다. 개찰구에 들어갈 때 뻐꾸기 소리가, 나올 때 휘파람새 소리가 난다. 도시철도공사에서 정한 개집표 소리다. 우대권이나 무임승차자가 개찰구를 들고날 때는 까치울음 소리가 난다.

현충원역 3·4번 출구로 나오면 벽화거리 새마을동네가 있다. 골목담장의 벽화마다 테마가 있는데, 지역의 역사와 생활사를 타일로 제작한 ‘이야기가 있는 거리’와 도자기 점토를 활용한 ‘영원의 꽃길’ 등이 산책하기 좋은 길이다. 유성온천역 인근에는 빛의 광장에서 한방족욕카페까지 온천로를 따라 이어진 유성온천 테마거리가 있다. 테마거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공간은 유성온천역 7번 출구 근처에 있는 무료 족욕체험장. 무료시설이지만 41도의 뜨끈한 물에 발을 담그고 즐기는 족욕이 과분할 정도로 만족스럽다. 족욕체험장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한다.

중앙로역 인근에는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가 있다. 대전의 젊은이들이 만남의 장소로 첫손 꼽는 곳이다. 대전의 젊음과 문화가 한데 어우러져 늦은 밤까지 활기차다. 특히 으능정이 거리의 랜드마크가 된 대전 스카이로드는 머리 위로 펼쳐지는 길이 214m, 너비 13.3m, 높이 20m 크기의 초대형 발광다이오드(LED) 영상시설로 밤이 되면 화려하게 명멸한다. 평양식 왕만두로 이름난 대전중앙시장의 개천식당, 튀김 소보로로 명성을 누리는 제과점 성심당 등의 맛집을 빼놓을 수 없다.

# 인천의 섬으로 떠난다…인천 공항철도

좀처럼 엄두를 내기 어려운 여행 중의 하나가 바로 섬 여행이다. 하지만 공항철도를 이용하면 섬 여행은 생각보다 쉽다. 공항철도는 서울역과 인천공항1터미널역을 논스톱으로 운행하는 직통열차와 모든 역에 정차하는 일반열차, 두 가지가 있다. 직통열차가 속도도 빠르고 기차여행의 낭만과 쾌적함도 훨씬 낫다. 공항철도를 타고 영종대교 구간을 지나면 창밖으로 바다와 갯벌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공항철도 직통열차와 자기부상열차를 이용하면 인천의 무의도를 다녀올 수 있다. 자기부상열차는 공항철도의 종점인 인천공항1터미널역 교통센터 2층에서 용유역까지 15분 간격으로 무료 운행한다. 자기부상열차는 자기력을 이용해 차량을 선로 위에 띄워 움직이는 첨단 열차다. 선로 위로 8㎜만큼 떠서 운행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작고 쾌적하다.

용유역에서 내려 20분쯤 걸어가면 잠진도 선착장이다. 선착장에서는 무의도까지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승선시간은 채 10분이 되지 않지만, 뱃머리에서 바람을 맞으며 바다를 가르는 맛이 제법이다. 무의도에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마을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무의도의 남북으로 호룡곡산과 국사봉 능선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등산객은 선착장에서 바로 국사봉에 올라 호룡곡산을 거쳐 광명항으로 내려오는 종주코스를 주로 택하는데, 3∼4시간쯤 걸린다. 운서역에서 버스로 갈아타면 영종도 삼목 선착장에 도착하는데, 여기서 장봉도 가는 배가 있다. 삼목 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고 신도를 거쳐 40분가량 들어가면 장봉도에 닿는다. 장봉도 능선을 따라 걷는 종주코스는 등산 마니아 사이에 소문난 섬 산행 명소. 해변 곳곳에 협곡과 해식동굴 등 다양한 해안 지형이 있어 바다를 즐기기 좋다.

# 기장의 바다를 만나러 간다…부산 지하철 여행

2016년 12월 개통한 부산 동해선 전철은 부전에서 일광까지 14개 역 28.5㎞ 구간을 달린다. 부산 도심에서 기장의 바다까지 37분이면 닿는다. 동해선 전철을 이용하면 가장 빠르고 알뜰하게 기장군 일대를 여행할 수 있다.

부산 도심의 벡스코역에서 수영사적공원이 가깝다. 141번·63번 버스로 갈아타고 수영사적공원 앞 정류장에 내려 3∼4분만 걸으면 된다. 수영사적공원은 조선 시대 경상좌도 수군절도사영이 있던 곳. 공원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 두 그루가 있다. 부산 좌수영 성지 푸조나무와 부산 좌수영 성지 곰솔이다. 수령 500년이 넘는 푸조나무는 할머니 당산나무로 불리고, 곰솔은 좌수영 군사들이 무사를 기원하며 신성시했다고 한다. 경상좌수영 수군 출신으로 일본에 건너가 울릉도와 독도가 조선의 땅이며, 다시는 침범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아 온 안용복 장군의 사당도 공원에 있다.

신해운대역과 송정역을 지나면 이내 기장군이다. 오시리아역 인근에 국립부산과학관이 있다. 국립부산과학관은 직접 만지고 체험하며 즐기는 과학기술체험관. 내부는 자동차·항공우주관, 선박관, 에너지·방사선의학관 등 3개 상설전시관으로 구성돼 있고, 외부에 천체투영관과 사이언스 에코파크 등이 있다.

기장역에서는 죽성 드림성당과 대변항이 가깝다. 죽성 드림성당은 기장역 2번 출구로 나와 죽성사거리에서 기장군 6번 버스(약 30분 간격 운행)를 타고 두호마을 정류장에서 내리면 지척이다. 성당은 TV 드라마의 촬영 세트장. 회색 벽돌과 흰색 벽체, 주황색 지붕이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이국적인 경관을 빚어낸다. 인근에 임진왜란 때 쌓은 죽성리 왜성이 있다. 죽성 드림성당에서 미역과 다시마, 멸치로 유명한 대변항까지 거리는 3㎞ 남짓. 걸어서 한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대변항을 지나 월드컵 기념등대와 멸치광장, 죽도까지 이어 걸어도 좋다.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