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이어…‘광주형 일자리’ 확산에 나선 빛고을

광주시, 5곳 추가발굴

15일까지 ‘인증 기업’ 공모
선정땐 근로자수 따라 보조금

현대차 ‘노조리스크’는 여전
勞, 오늘 예정 부분파업 유보

현대자동차 완성차공장 투자 유치에 성공한 광주광역시가 기존 기업 중 ‘광주형 일자리 인증 기준’을 충족시킨 업체 발굴에 나서는 등 ‘광주형 일자리’ 확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시는 완성차공장의 경영 안정이 되기도 전에 불거질 수 있는 ‘노조 리스크’를 우려해 노사민정협의회의 역할 강화 등 대응책도 고심하고 있다.

광주시는 ‘광주형 일자리 인증 기업’ 5개 사를 발굴하기 위해 오는 15일까지 공모하기로 하고 1일 접수를 시작했다. 선정 기준은 ‘광주형 일자리 인증’을 위한 4개 지표(적정 임금, 적정 노동시간, 원하청 관계 개선, 노사책임경영) 모두 과락(100점 만점 중 40점 미만)이 없고, 2개 지표 점수가 각각 70점 이상이다. 이 기준은 지난해 12월 시범적으로 ㈜해태제과식품 광주공장과 매일유업㈜ 광주공장 등 2개사를 선정할 당시 과락을 적용하지 않았던 것에 비해 크게 강화된 것이다. 선정된 기업에는 근로자 수에 따라 최고 8000만 원의 보조금이 지원된다. 시 관계자는 “광주형 일자리를 기반으로 한 신규 투자 유치도 필요하지만, 기존 기업들이 ‘광주형 일자리’ 정신을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시가 현대차와 완성차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지만, 우려되는 문제 중 하나는 ‘노조 리스크’다. 법인 설립 후 공장 직원들이 민주노총 등에 가입해 임금 인상이나 파업을 주장하면 법적으로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시는 이에 따라 각계 28명으로 구성된 노사민정협의회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해 이번 합의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투자협약에는 노사민정협의회가 ‘협정서 준수 이행’의 중심적 역할을 맡도록 돼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앞으로 노사민정협의회가 노사관계의 갈등을 조정·중재하는 것은 물론, 해결까지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포화상태인 국내 경차 시장에서 광주공장이 생산한 경차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가 잘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공장의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문제다. 현대차는 “적정임금과 노사상생 생산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광주시 주도 완성차 사업에 참여할 경우 경쟁력 있는 경차의 국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형 일자리 협약을 반대해온 현대·기아차 노조는 1일 예정했던 2시간 부분파업을 유보했다.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있어 성과 있는 투쟁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그러나 광주형 일자리와 관련한 ‘노사특별고용안정위원회’를 구성해 회사 측에 원·하청 노동자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총파업을 포함한 투쟁을 전개하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광주형 일자리는 자동차산업 몰락의 신호탄”이라며 “노동자와 국민 모두의 공멸을 앞당기는 광주형 일자리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광주=정우천 기자 sunshine@

울산=곽시열 기자 sykwa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