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이개호 장관은… 31년간 공직생활→이낙연 지역구 승계해 再選→입각… “가슴 따뜻한 정치” 지향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현역 재선(19·20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행정안전부, 광역자치단체 등에서 공무원 생활도 했지만 정치인으로서 활동이 더욱 두드러지는 인물이다. 그가 두 번의 총선을 치르는 동안 내세운 슬로건은 “가슴 따뜻한 정치”다. 국민에게 대한민국 발전의 온기가 전해지도록 정치를 하겠다는 신념 때문이다. 감성적이고 부드러운 성품의 소유자로 화통하고, 시원한 행동 때문에 공무원 출신이 아닐 것이란 오해도 받는다.

좌우명은 ‘화이부동(和而不同·생각은 다르지만 어울리며 원칙을 잃지 않음)’으로 대화와 협력·합의를 통해 성과를 내는 게 정치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 때문에 누구보다도 소통하겠다는 게 그의 중요한 정치 기술이다.

이 장관은 “취임 이후 하루도 빠지지 않고 농업인들을 만난다”며 “필요하면 전화를 반드시 주시라고 말씀드리고, 모르는 번호의 전화가 와도 대응하고, 혹시 못 받으면 반드시 리콜한다”고 말했다.

31년 동안 공무원 생활을 했지만 스스로 정치인이 더 잘 맞는다고 말한다. “임기 끝이 정해져 있는 장관”이라고 말하지만 “공무원은 오래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슨 실적을 냈느냐가 중요하다”며 “국회로 언젠가 돌아가겠지만 무엇인가는 반드시 남길 것”이라고 강조한다. 20대 국회에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를 맡은 인연으로 농식품부 장관으로 왔지만 그는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꾸려진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경제2분과위원장을 맡으며 현 정부의 경제 정책 밑그림을 책임지기도 한 경험이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그의 행정가적 역할이 농식품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는 잘 알려진 대로 이낙연 국무총리의 지역구(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을 물려받았다. 이 총리와는 막역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그를 “정치 멘토”라고 말한다. 그는 “우리 종친이기도 하지만 그분이 지역에서 가졌던 토대 위에서 내가 (정치적으로) 성장했다. 남들이 이낙연계라고 그러는데, 난 이낙연계가 맞는다. 정치인의 의리로, 그가 잘나가든 못 나가든 그와 함께하지 않는다면 난 정치를 해선 안 된다”고 잘라 말한다. 지난 총선에서도 전남 지역에서 국민의당 바람이 한창일 때, 그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지 않고 버틸 수 있도록 조언한 것도 이 총리였다. 이 장관은 전남 지역 유일한 민주당 의원이다.

장관직을 수행하며 정치인으로서 활동이 제약받고 있지만 아내가 대신 지역구를 챙기며 많은 활동을 한다며, “내 대변인 역할을 참 잘해주고, 지역 어르신들을 잘 모셔 나보다 인기가 많다”고 웃었다.

그는 스스로 “운이 좋다”라고 말한다. 자신이 가진 남과 다른 특징이다. 그는 “공무원할 때도 5급에서 1급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 누구에게 아쉬운 소리 한 번 한 적 없이 승진했다. 이건 운이다. 국회의원이 되고 장관을 맡는 과정에서도 무리하지 않았다”며 이를 다 “행운 때문”이라고 했다. 잘나진 않았지만, 운이 좋아 이 자리까지 왔다는 얘기를 서슴없이 한다.

취미는 등산이다. 지리산 종주는 30회 이상 했을 정도로 산을 좋아하고, 산중 사색집을 출간한 경험도 있다. 하지만 장관직을 맡은 후로는 거의 등산을 못해 아쉬움이 크다. 슬하에 아들 1명이 있다.


△1959년 전남 담양 출생 △광주 금호고 △전남대 경영학과 △제24회 행정고시 △전남도 광양부시장 △목포부시장 △전남도 기획관리실장 △행정안전부 기업협력지원관 △전남도 행정부지사 △제19대 국회의원 △제20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