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8일 美北 2차 정상회담>美, 상응조치로 개성·금강산 허용?

제재 틀 유지하며 ‘면제’ 가능
美측 자원 투입할 필요도 없어
일각 “제재 일거 무력화” 우려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이 어떤 상응 조치를 내놓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종전선언이나 미·북 연락사무소 개설 등 다양한 카드가 거론되는 가운데 특히 북한이 가장 갈급해하는 대북 제재 완화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하지만 성급한 대북 제재 완화 혹은 해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어 온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의 틀을 일거에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6일 평양 방문에 앞서 미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미국은 비핵화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모든 것을 하기 전까지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하겠다고 말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대북 제재 유지와 완화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내비친 이중적 메시지인 것으로 보인다. 가장 강력한 대북 지렛대인 대북 제재를 큰 틀에서는 유지하면서 북한이 하기에 따라서 어느 정도 풀어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는 경제 보상 조치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카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힌 뒤 문재인 정부가 이에 호응해 남북 간의 환경은 마련된 데다, 미국이 추가적인 자원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 실현 가능성을 더한다.

하지만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은 현존하는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과 미국의 독자 대북 제재 핵심 조항 대부분에 저촉된다는 지적과 우려도 크다. 이 두 사안이 북한 경제를 지탱하는 큰 줄기인 북·중, 북·러 경협까지 재개하는 신호탄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 대한 대북 제재 면제를 해주는 순간 중국이 북·중 경협을 본격화하는 논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