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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Global Focus 게재 일자 : 2019년 02월 08일(金)
아우토반 속도제한… “무한질주의 자유” - “환경보호는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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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석탄위‘시속130㎞ 제한’권고 논란

120㎞땐 CO2 年300만t 감축
교통사고 피해도 줄일수 있어
정부선 “제한 도입 계획 없어”

‘獨=자동차 왕국’ 상징적 기능
자동차협회 등의 로비도 한몫
아우토반 정책 변화 쉽지 않아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폭스바겐이 극한까지 질주하는 독일의 상징 ‘아우토반(Autobahn)’이 속도 규제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정부 산하 석탄위원회 내부에서 탄소 배출량을 낮추기 위해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였던 아우토반의 최대 속도 규정을 시속 130㎞로 제한하자는 주장이 나오면서 독일 사회가 찬반논쟁으로 들끓고 있다. 아우토반은 총연장 길이가 1만2996㎞로 독일 주요 도시는 물론 네덜란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지를 연결하는 고속도로다. 규제에 대한 탈출공간으로 인간 자유의 상징이었던 아우토반을 속도 무제한의 해방구로 남겨놓아야 한다는 논리와 환경보호를 위해서 속도를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속도 제한 논란 =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석탄위원회는 최근 정부에 제출한 권고안 초안에서 아우토반의 최대 속도를 80마일로 제한할 경우 대기오염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위원회 내부 환경운동가들과 노동계 출신 인사를 중심으로 제기된 방안으로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자동차 배출가스를 감축해야 한다는 현실적 요구가 반영됐다. 독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11%는 자동차에서 발생한다. 위원회는 지난 2012년 독일 연방 환경청 자료를 기준으로 아우토반의 최대 속도를 시속 120㎞로 제한할 경우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연간 9%인 300만t까지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환경단체인 도이치 움벨트힐페는 500만t까지 줄어들 것이라 보고 있다. 대형 교통사고 예방도 아우토반 속도 제한의 명분을 제공한다. 독일 통계 당국에 따르면 2017년 한 해 동안 아우토반에서 409명이 사망했다. 이 중 절반이 부적절한 속도 조절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 정부는 아직 속도 제한을 결정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7일 외신에 따르면 안드레아스 쇼이어 교통부 장관은 “속도 제한은 모든 상식에 반하는 것”이라며 “120㎞로 운전하려는 사람과, 더 빨리 운전하려는 사람은 각자의 원칙을 증명하면 된다”고 말했다.

◇아우토반은 나치 통제의 탈출구 = 아우토반은 칼 벤츠가 세계 최초로 자동차를 만든 ‘자동차의 왕국’ 독일이라는 나라의 국가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구조물이다. 최초의 아우토반은 바이마르 공화국이 소멸하기 1년 전인 1932년 건설됐다. 일각에서는 1933년 수상에 오른 아돌프 히틀러 총통의 경제 정책으로 건설됐다는 말이 있지만 엄밀히 따지면 바이마르 공화국에서 시작됐고 나치 정권이 확장해 나갔다. 군수물자를 빠르게 수송하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초기의 아우토반은 최대 속도가 시속 120㎞로 제한됐다. 이후 히틀러는 1차 세계대전 배상금, 세계 대공황 불경기와 대규모 실업 등을 해소하기 위해 아우토반 건설을 늘리면서 속도 제한 규정도 없앴다. 나치 정권은 사생활 통제 정책을 취하면서 도로에서만큼은 무한자유를 맛보라는 취지로 속도를 제한하지 않았다. 하지만 1933년부터 1939년 사이 6500∼8000여 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급기야 히틀러는 “많은 사람을 숨지게 하고 3만∼4만 명을 다치게 만든 운전자들의 행동은 무책임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교통사고 원인이 아우토반에 있다고 보고 속도 제한의 ‘형벌’을 내린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에는 휘발유 절약을 위해 속도를 시속 80㎞로 제한했다. 1949년 설립된 서독 정부는 아우토반 속도 제한을 철폐했다.

◇총기, 포경 같은 국가적 집착 비판 = 뉴욕타임스(NYT)는 아우토반의 속도 무제한 방침을 미국의 총기 허용, 일본의 포경과 함께 ‘준종교적 국가적 집착’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모든 아우토반에서 마음대로 속도를 내지는 못한다. 특히 1953년 아우토반에서 11만25명이 사망할 정도로 고속도로가 피로 물들자 서독 정부는 논의를 거쳐 1956년 일부 구간에서 속도를 제한했다. 현재 전체 아우토반 구간 중 △33%는 상시 속도 제한 구간 △15%는 기상 상황 등에 따른 임시 속도 제한 구간 △52% 나머지는 속도 무제한 구간이다. 다만 무제한 구간에서 최고 속도를 시속 130㎞로 권장하고 있다. 회원이 200만 명 이상인 독일 최대 자동차 클럽인 아데아체(ADAC)는 속도 제한을 막기 위해 대대적 로비를 벌이기도 했다. 독일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미지수다. 슈테판 자이베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최근 “아우토반에는 일반적인 속도 제한보다 더 지능적인 조절 메커니즘이 있다”면서 “석탄위원회는 3월 말에 정부에 권고안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우토반을 역사적·감정적 주체로 여겼던 독일인들의 마음이 돌아서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최근 여론조사에서 독일인 52%는 아우토반의 속도를 시속 120∼140㎞로 제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속도 제한을 반대한다는 응답은 46%로 나왔다. 아우토반이 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된 만큼 독일에서 속도 제한 논란은 시작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mail 김현아 기자 / 국제부  김현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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