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들로 “美中합의 상당한 거리”…‘무역전쟁’ 다시 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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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상시한前 정상회담 ‘불발’

므누신도 “밤낮으로 논의해야할
광범위한 이슈들이 남아” 밝혀
기술이전 강요·지식재산권 등
中구조적 문제 입장 변화 관건

다음주 고위급회담에 시선집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불발로 미·중 무역전쟁이 다시 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세계 각국은 다음 주 개최되는 미·중 고위급 회담에서 확전과 소강 중 양단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회담 장소인 베이징(北京)에 시선을 고정시키고 있다.

8일 외신 등에 따르면 래리 커들로(사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전일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앞서 진행된 중국과의 협상을 통해 두 나라 간 방대한 대화는 있었지만, 기술 및 구조적 문제와 함께 협상안을 집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 무역협상 시한인 3월 1일 전에는 시 주석과 만나지 않을 것이라는 언급과 관련해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도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밤낮으로 논의해야 하는 광범위한 이슈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지난주 워싱턴DC에서 열린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간 고위급 협상에서 실질적인 진전이 없었음을 시사한다. 류 부총리는 미국산 대두(콩) 등 농산물과 에너지 등을 대량 구매해 무역 불균형 해소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미국 기업에 대한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나 지식재산권 보호, 첨단 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등을 놓고 양측의 입장 차만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도 최근 “단순하게 콩이나 LNG 물량을 다루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을 오는 27~28일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이나 인근의 다른 지역에서 바로 만날 경우 미국이 중국 측에 끌려갈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CNBC 방송은 “백악관 관계자들이 미·북 정상회담에 이어 바로 미·중 정상회담을 하자는 중국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이슈를 병합하는 것에 반대하는 쪽으로 조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대북 제재 문제 등을 지렛대로 미국의 양보를 받아내려는 시 주석의 의도에 트럼프 대통령이 말리지 않고 오히려 역으로 중국을 압박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므누신 재무장관이 내주 초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고위급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양측 간 입장 차를 감안할 경우 타결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월 1일 협상 시한을 넘긴 뒤에도 시 주석과 담판을 벌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시 주석과 만날 때 모든 사항이 합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도 6일 상원 재무위원회에서 “협상 시한이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라면서 추가 관세 부과 없이 협상을 지속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