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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02월 11일(月)
정재영 “코믹 좀비물, 4차 산업혁명에 딱 맞는 장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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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개봉 ‘기묘한 가족’ 정재영

좀비에 물린 아버지 회춘하자
노인들 상대 돈벌이 나선 가족

“과학과 철학을 밑바탕 삼아
인간성 되찾는 게 좀비 장르
코믹물은 외국에도 거의 없어
특징 살리면서도 재미 버무려”

“촌스럽게 생겨 사투리 잘한다?
관객 숫자로 평가 되겠죠^^”


“항상 자연스러웠으면 좋겠어요. 연기도 인생도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과하거나 덜하지 않게 흘러갔으면 좋겠어요.”

배우 정재영(왼쪽 큰 사진)이 추구하는 연기와 삶의 목표는 자연스러움이다. 그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연기도 일상도 과유불급이더라”며 “욕심을 많이 내면 결과가 안 좋을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장면에서 꼭 웃겨야지’ ‘잘 해야지’ 생각하고 하면 어색해진다”며 “최대한 뭘 안 하려고 해야 마음이 편해지고 오히려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온다. 하지만 안 하려고 하는 게 더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의 이런 노력이 담긴 영화 ‘기묘한 가족’(감독 이민재·오른쪽)이 13일 개봉한다. 영화는 평화로운 농촌 마을에 좀비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상황을 코믹하게 그렸다. 마을에 풀린 눈으로 흐느적거리며 걷는 청년이 나타나고, 이 청년이 망한 주유소집 가족과 엮이며 황당한 소동이 일어난다. 이 집 아버지 만덕(박인환)이 청년에게 물린 후 회춘을 하자 장남 준걸(정재영)과 그의 만삭 아내 남주(엄지원), 둘째 만걸(김남길), 막내 해걸(이수경)은 청년에게 ‘쫑비’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회춘을 원하는 동네 노인들을 물게 하며 돈벌이에 나선다. 하지만 청년에게 물린 마을 사람들이 점차 좀비로 변한다. 할리우드에서 메인 소재로 자리 잡은 ‘좀비’(살아있는 시체)는 국내에서는 독립영화에 가끔 등장하다가 ‘부산행’(2016)이 1000만 관객을 넘어서며 대중화됐고, 이후 ‘창궐’(2018)과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2019)을 통해 사극과도 결합됐다.

정재영은 자신이 좀비 마니아라고 밝혔다. 구수한 이미지의 그가 좀비물을 좋아한다는 게 낯설게 다가왔지만 그가 설명하는 좀비물의 역사를 듣고 신뢰감이 들었다.


“좀비물을 안 좋아하는 관객은 ‘이게 뭐지’라고 생각할 거예요. 마니아들은 신선한 재미를 느낄 거고요. 제가 좀비를 좋아하는 이유는 뱀파이어나 강시와 달리 인간의 욕망에서 파생된 괴물이기 때문이에요. 좀비물의 고전은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1968)이지만 인간이 과도한 욕심을 부리며 영장류 실험을 하다가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이돼 좀비가 됐다는 설정을 처음 보여준 작품이 ‘28일후’(2002)예요. 과학과 철학을 바탕으로 인간성을 되찾는 이야기를 펼치는 좀비물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어울리는 장르죠. 코믹 좀비물은 외국에도 거의 없어요. 좀비를 풍자 코미디로 풀어낸 ‘기묘한 가족’은 세계적으로 새로운 시도예요. 좀비물의 특징을 그대로 살리면서 재미있게 비틀었어요.”

그는 구수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아내에게 잡혀 사는 우유부단한 캐릭터를 맛깔나게 표현해냈다.

“제가 좀 촌스럽게 생겨서 이런 연기가 툭툭 나왔을 거란 생각을 많이들 하는데 그게 잘 안 돼요. 매 작품 정재영처럼 할 수는 없잖아요. 사투리도 힘들었어요. 충청도 사투리를 좀 세게 구사했어요. 그게 맞는 건지, 잘한 건지는 모르겠어요. (관객의) 다수결로 판가름 나겠죠(웃음).”

그의 상업영화 출연은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2015) 이후 4년 만이다. “그 사이에 홍상수 감독님 영화 두 편이 나왔지만 상업영화는 오랜만이에요. 시나리오가 안 들어와서 영화를 안 만드는 줄 알는데 좋은 영화가 계속 나오더라고요. 저한테만 안 준 거죠(웃음). 그동안 드라마 3편 찍었어요. 사실 드라마는 좀 두려웠어요. 근데 해보니 새로운 세상이더라고요. 연기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반성도 했어요.”

그에게 “이제 데뷔(1996년 연극 ‘허탕’)한 지 23년이 됐다”고 말을 건네자 “초등학교 2학년 때 데뷔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백화점에서 어떤 아저씨가 햄버거 사준다고 해서 얼떨결에 광고 촬영을 했어요. 그게 첫 연기였죠(웃음). 제 연기인생에는 여러 번의 과도기가 있었어요. 20년 동안 마신 술을 최근에 끊었고 또 한 번의 과도기를 맞았어요. 몇 년 전부터 이유 없이 열이 나는 증상이 있었는데 술을 끊으니 좋아졌어요. 항상 새로운 삶을 산다는 생각으로 오랫동안 연기해야죠(웃음).”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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