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이상 고령 산모라면 임신전 만성질환 검사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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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출산·고령화 시대… 임산부·노인 위한 건강 조언

소화불량·무기력·불면 호소땐
노화 아닌 ‘노인우울증’일수도

임신 준비할 때부터 엽산 복용
중기부턴 걷기 등 가벼운 운동
10週까진 모든약 의사와 상의를

꾸준히 운동하면 고립감 해소
기억력 장애 땐 치매 선별검사
5개이상 장기복약땐 부작용주의

저출산 현상의 고착화로 인구가 감소하는 ‘인구절벽’ 시대가 다가오면서 건강에 대한 중요성이 보다 높아지고 있다. 우선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로 떨어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임신에 대한 소중함이 절실해졌다. 다행히 올해는 황금 돼지의 해 ‘기해년(己亥年)’을 맞아 임신과 출산을 계획하는 부부가 평소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산모가 만 35세 이상인 ‘고령 임신’이 많아지는 추세인 만큼 소중한 아이를 출산하기 위해선 준비해야 할 것 역시 적지 않다. 노인 인구 역시 많아지면서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서 지내는 일도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최근엔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고령에도 일해야 하는 상황이 흔해진 만큼 노년기 건강관리에 대한 사회·경제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노인은 각종 신종 감염병은 물론 치매, 심혈관 질환 및 우울증 등을 미리 점검해 둘 필요가 있다.

◇소중한 임신, 꼼꼼히 계획해야=11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출산 중 35세 이상 산모 비중이 29.4%에 달할 정도로 고령 임신은 우리 사회에서 흔해졌다. 이에 따라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임신 시기를 찾는 게 필수다. 산전 검사를 통해 각종 감염병 여부를 미리 점검한 뒤에 예방접종을 해두는 게 좋다. 35세 이상부터는 자신도 모르게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이 있을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임신하게 되면 태아 염색체 이상, 고혈압, 당뇨병, 조산, 저체중아 등 임신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어 산전 검사가 필수다.

임신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면 엽산을 미리 복용하자. 설현주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엽산 복용은 태아의 신경관결손증 발생을 낮출 수 있다”며 “철저한 임신 전후 관리는 임신과 출산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임신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제일 나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임신이 확인되면 초기 관리가 중요하다. 설 교수는 “임신 10주까지는 태아의 장기가 만들어지는 중요한 시기로 복용하는 약물에 따라 기형 발생 가능성이 있으므로 모든 약제 복용을 의사와 상의하고 체계적으로 산전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신 초기가 지났다면 걷기, 수영, 요가 등 가벼운 운동이 도움을 준다. 다만 조산 위험성이나 당뇨병, 임신중독증 등이 있으면 전문의와의 상담은 필수다. 임신 중기 이후부터는 하루 100∼300㎉ 열량을 더 섭취해야 한다. 또 태아가 모체의 철분을 이용해 혈액, 근육 등을 만드는 시기인 만큼 빈혈 예방을 위해 철분제를 보충해야 한다. 음식은 제한하지 않고 골고루 먹는 것이 좋지만, 참치통조림은 수은 중독의 위험성이 있어 일주일에 두 캔 이상은 먹지 않는 게 좋다. 카페인 섭취가 지나치면 조산과 유산, 사산 가능성을 높이고 신생아 체중에 나쁜 영향을 미치므로 주의해야 한다.

◇노인 건강, 자녀 관심이 필수=노인의 건강은 가족들이 틈틈이 챙기는 게 필요하다. 특히 자녀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부모님이 흔히 노화 과정으로 인식하고 무심코 넘기는 증상이 어떤 질환에서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며 “자주 찾아뵙지 못하더라도 안부 전화로 규칙적으로 식사하는지만이라도 여쭤보면, 영양 섭취 상태뿐 아니라 무릎, 허리, 치아 건강을 함께 점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릎 관절이 좋지 않아 시장에 가는 주기가 길어지거나, 서 있는 상태로 요리하지 못할 때, 혹은 이가 성치 않아 음식을 소화할 수 없는 경우 식사를 거르기 쉽다.

노인 치매도 관심을 통해 조기에 인지하는 게 필요하다.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눠보면서 최근 있었던 가족 모임을 기억하지 못한다거나, 자주 가던 길을 못 찾는다거나, 성격 변화가 있는지를 살펴보자. 만약 기억력 장애가 의심되면 가까운 치매 센터나 병원을 방문해 선별검사를 받고 조기 치료를 시작하도록 해야 한다.

노인 우울증은 매우 흔하다. 기력이 없고, 여기저기 아프고, 소화가 되지 않고, 잠이 안 오는 등 증상이 다소 구분 없이 나타날 수 있다. 노화로 인한 현상으로 오인하기 쉽고, 보통 ‘화병’이라고 무시하는 예도 많다. 평소 친구를 만나거나, 동네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모임에 정기적으로 나가도록 도와야 한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고립감, 우울감, 무기력함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다. 노인들은 여러 만성질환을 동시에 갖고 있어 복용하는 약제 수도 많지만, 5가지 이상의 약제를 장기 복용하면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이상 반응이 생길 위험이 크다. 일부 소화제의 경우 장기간 과다 복용하면 손발이 떨리고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진통제를 많이 먹으면 변비가 오거나 위궤양이 발생할 수 있다. 감기약을 잘못 먹으면 소변이 안 나오는 요폐가 나타날 수 있다. 의사가 처방한 약을 지시사항에 알맞게 먹는 기본적인 사항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