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전·車 등 고소득층 중심 소비… 온라인 구매·해외직구 급증도 한몫

‘소비진작’ 왜 체감 안되나

지난해 민간 소비가 전년대비 2.8% 증가했으나 온라인 구매와 해외 직구(직접 구매)가 증가하면서 소비 체감도를 더욱 떨어뜨린 것으로 보인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민간 소비 증가율은 전분기 대비 1.0%였다. 액수로는 약 3조9400억 원이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의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약 31조3488억 원으로 3분기의 28조604억 원 대비 약 3조2900억 원이 증가했다. 특히 이 시기는 11월 중국의 광군제와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가 포함된 시기로, 해외 직구도 크게 증가했다. 이 시기 중국 쪽 직구는 전분기 대비 40%가 증가했다. 미국 쪽 직구는 21%가 증가했다. 이 같은 소비는 국내의 고용 창출과는 크게 관련이 없는 것이다.

지난해 비교적 증가율이 높은 것은 음식료와 가구, 오락·문화 등인 가운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겨울철을 중심으로 가전 소비도 증가했다. 중국의 샤오미 공기청정기 등이 ‘가성비’가 높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지난해 4분기 중국 가전제품의 직구 거래액은 전 분기 대비 두 배인 5041억9400만 원에 달했다. 실제로 이번 겨울 들어 미세먼지와 관련한 지출도 크게 늘었다. 맘카페 등에서는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공기청정기와 필터를 갖춘 환기 기기까지, ‘울며 겨자 먹기’로 너무 많은 지출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호소가 최근 많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최저임금 급등이 외식 가격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외식은 줄이고 대신 식재료를 직접 구입해 집에서 밥을 해 먹는 경우가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외식비가 덩달아 증가하고, 같은 소비를 하더라도 민간소비는 늘어나게 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