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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19년 02월 12일(火)
검게 변한 장갑…땀과 노고 고스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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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연, GOLD FINGER 2017-05, 162×130㎝ Mixed Media Cotton, 2017
인류의 어떤 간절함이 그들로 하여금 두 발로 설 수 있게 했던 것일까. 아무튼 인류의 직립이라는 사건은 손에 자유를 주어 ‘호모 파베르’가 되었고, 손의 활동성은 뇌를 자극해 호모 사피엔스, 즉 현명한 존재로 진화하게 했던 것이다. ‘손’의 가공할 위력은 우리 인류를 또 어떤 모습으로 진화시켜나갈까. 불가에서 손 모양(手印)을 중시하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정경연의 장갑 콜라주 작업도 이러한 불가의 수인, 혹은 천수관음상의 ‘천수’(千手)의 상징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중의적으로 독해할 필요가 있다. 손의 상징으로만 음미한다면 구제와 자비의 의미로 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장갑’이라는 사물이 환유적으로 시사하는 것은 ‘노동’이다. 하얗던 목장갑이 검게 변한 모습에서 노동에 쏟아졌을 땀과 노고가 읽힌다. 이제 저 신성한 노동을 마친 익명의 주체는 생사고락을 함께한 충직했던 시한부 피부를 염습하고는 합장하듯 진혼의 예를 갖춘다. 끝 마디에 가해진 금박이야말로 작가가 바치는 최고의 경의이리라.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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