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remium Life >“여성복 진출을 신호탄으로 글로벌 패션하우스 만들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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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준 Juun.J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실시간 소통 이뤄지는 지금 글로벌 시장 생각하지 않고는 퇴보할 수 밖에 없는 시대 ‘준지’만의 여성복 선보이고 향후 라이프스타일로도 브랜드 영역 확대할 것 리애나·BTS 등 월드 스타 멋있게 만들어주는 ‘준지’라는 데 자부심 느껴”

“여성복 진출을 신호탄으로 앞으로 라이프스타일까지 확장해 국내 최초의 패션 하우스 브랜드를 만들 겁니다.”

24번째 파리 컬렉션 무대를 장식한 삼성물산 패션부문 준지(Juun.J)를 이끌어가고 있는 정욱준(상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지난 1월 3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준지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 1월 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뤄진 이번 준지 2019 가을·겨울 컬렉션에 대해 설명하며 앞으로 준지의 목표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패션 하우스’란 에르메스, 샤넬 등과 같이 브랜드 정체성이 몇 세대에 걸쳐 생명력을 이어오며 그 오랜 역사와 가치를 인정받는 세계적인 브랜드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아직 하우스라고 할 수 있는 브랜드가 전무하다.

준지는 지난 2007년 6월 파리 컬렉션에 데뷔한 이후 국내 브랜드로는 유일무이하게 12년째 지속적으로 파리컬렉션에서 쇼를 전개해오며 패션 하우스로의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 오는 봄 여성복 라인 공식 론칭을 앞두고 열린 이번 컬렉션에서는 총 40착장 중 여성 착장을 절반가량 선보이는 새로운 시도가 있었다. 정 상무는 “여성복 진출은 준지를 메가 브랜드로 발돋움시키는 과정으로, 그동안 남성 패션에서 쌓은 준지 만의 정체성을 여성복에서도 구현할 것”이라면서 “향후 종합적으로 브랜드를 확대하고 파리를 중점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치며 디올, 에르메스와 같이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하우스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준지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30여 개국 120여 개 매장을 확보한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미국과 이탈리아의 매장 수는 각각 15개, 17개로 국내보다 많다. 영국 런던에서는 해로즈백화점, 셀프리지백화점 등 세계적 명성의 백화점에 입점했고, 준지의 컬렉션이 열리고 있는 프랑스에도 4개 매장이 운영 중이다.

정 상무는 “SNS로 실시간 글로벌 소통이 이뤄지는 지금은 패션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을 생각하지 않고는 퇴보할 수밖에 없는 시대”라면서 “준지는 세계 시장을 빨리 두드렸기에 지금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고, 앞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끊임없는 시도를 통해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래식의 재해석이라는 준지의 브랜드 콘셉트는 최근 밀레니얼 세대가 옛것을 새롭게 재해석하는 ‘뉴트로’ 트렌드와도 맞닿는다. 정 상무는 “밀레니얼 세대는 단순히 나이 어린 세대가 아니라 독창적인 것을 소장하는 것의 가치를 아는 세대”라면서 “패션에 있어 재해석을 통한 새로운 디자인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프리미엄 브랜드, 스트리트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유행하고 있는 어글리 슈즈도 지난 2016년 한국 디자이너로 유일하게 게스트 디자이너에 선정됐던 세계 최대 남성복 박람회인 ‘삐띠 워모(Pitti Uomo)’에서 준지가 첫선을 보였다. 오는 3월에는 한국 디자이너 대표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의 프로젝트에 참여해 자개 등 한국 소장품을 패션으로 표현하는 작업을, 4월에는 스포츠 브랜드 카파와 협업을 통해 스트리트 감성을 녹인 재밌는 시도도 한다는 계획이다.

그의 작업실을 가득 채운 디자인 스케치는 실제 이번 파리 컬렉션 무대에 오른 착장 사진과 거의 똑같을 정도로 정교했다. 시대에 앞서가는 디자인도 중요한데 이를 실제 옷으로 제대로 구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작업이다. 매 시즌 준지의 컬렉션은 리애나, 방탄소년단(BTS) 등 세계적 스타들의 사랑을 받는다. 정 상무는 “파리에서는 준지가 굉장히 ‘영’한 브랜드라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패션은 나이와 상관없지만, 브랜드는 항상 젊어야 하고, 그걸 위해 항상 나 자신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 사진 = 김낙중 기자 sanjo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