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3.22 금요일
전광판
Hot Click
사회일반
[사회] Consumer 게재 일자 : 2019년 02월 14일(木)
의료분쟁 해마다 급증… 과실 인정·피해 보상은 ‘산 넘어 산’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지난 12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대학병원 정문 인근에서 의료사고를 주장하는 환자 가족들이 현수막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수술뒤 숨지거나 장애 입는 등
각종 의료사고 잇따라 일어나
환자 가족들 시위 나선 병원도

분쟁 상담건수 年평균11% 증가
2017년 전년 대비 17.5% 늘어
조정신청도 같은 기간 26.9%↑
내과 분쟁증가율 60.3%로 최고

조정중재원,숙려기간 도입 검토
소비자원은 ‘의료조정부’ 신설


“병원과 의사들은 실수를 인정하고 환자와 가족들에게 공식 사과하라.”

지난 12일 경남 창원시 성산구 한 대학병원 정문 앞에서 의료사고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환자 가족들이 시위하고 있었다. 병원 주위엔 ‘멀쩡한 췌장 자르고…’ ‘환자 인권은 어디 있나’

‘수술 중 느닷없이 신경절단 왼쪽 다리 마비’ 등이 적힌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고 환자 가족들의 격한 목소리가 주기적으로 울려 퍼졌다. 이 병원에서 의료사고를 당했다며 호소하는 환자는 5명이나 된다. 이들은 병원이 개원한 지난 2016년 2월 이후부터 최근까지 가족이 수술이나 진단을 받은 후 숨지거나 장애 판정을 받는 등의 피해를 봤다며 병원 측의 사실인정 및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한 부부는 “딸(28)이 2016년 5월 후복막 ‘혹’ 절제수술을 받았는데 수술 부위와 상관없는 왼쪽 대퇴부 신경이 영구 손상돼 마비 증세가 오면서 장애 6급 판정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부부는 “딸이 왼쪽 다리를 못써 재활치료를 받고 있지만, 무릎을 꿇을 수 없고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감각도 느낄 수 없게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다른 여성은 “남동생(51)이 부신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는데 엉뚱한 췌장을 잘라내 1년 가까이 입원 중”이라며 “병원 측이 과실을 인정하고 제대로 치료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여성은 “수술이 잘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고통이 심해 다른 병원을 찾아가 보니 부신은 그대로 있고 췌장만 뗀 것으로 나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여성은 “남편(70)이 침샘이 막혔다는 진단을 받고 수술했는데 수술 중 암으로 진단이 갑자기 바뀌었다”며 “결국 이 병원에서 방사선치료를 받다 목 신경이 함몰하면서 지난해 2월 사망했다”고 말했다. 한 남성은 “부인(57)이 뇌동맥류 진단을 받고 수술 후 장애 2급 진단을 받을 정도로 제대로 움직이지 못한다”고 호소했다. 이들은 “병원 측이 환자 가족들의 호소를 무시하거나 의료사고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등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학병원은 개원한 지 3년이 지났지만, 환자 가족들과 크고 작은 의료분쟁을 겪으면서 지역 사회에서도 기관 신뢰도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병원 측은 “가족들이 의료사고라고 주장하는 5건 중 2건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의료상 과실이 없다는 점을 확인받았으나 보호자 측에서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 일부 가족은 과도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과실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적절하게 배상하는 등 환자와 보호자의 권리를 구제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의료분쟁이 이 대학병원만의 문제는 아니다. 부산의 한 산부인과에서는 119구급대에 실려 온 임신부를 방치해 태아가 숨졌다는 주장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또 지난달 16일엔 고의적인 대리수술로 의료사고가 발생해 환자를 숨지게 한 의사가 법정 구속되기도 했다. 부산 지역 의사 A(46) 씨는 지난해 5월 10일 자신이 운영하는 정형외과에서 의료기기 영업사원인 B 씨에게 환자 어깨 수술을 대신하게 하는 등 수차례 대리수술을 시킨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B 씨에게 대리수술을 받은 환자는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해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결국 숨졌다. A 씨는 혐의를 인정하고 유족과 합의해 2000만 원을 내는 조건으로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난 뒤 열흘 만에 병원 영업을 재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의료분쟁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14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따르면 연도별 의료분쟁 상담 건수는 2013년 이후 연평균 11.1%씩 늘어나고 있다. 2016년 의료분쟁 상담 건수는 4만6735건으로 전년 대비 17.4% 증가했고 2017년에는 5만4929건으로 2016년보다 17.5% 늘어났다. 분쟁 조정신청 건수도 2017년 2420건을 기록, 2016년보다 26.9% 증가했다. 신청 건수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진료 과목은 내과로 2016년 262건에서 2017년 420건으로 60.3% 증가했다. 이어 소아청소년과 57.7%, 한의과 53.7%, 정신건강의학과 50%, 재활의학과 50%, 흉부외과 48.9% 순으로 높았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5년간 조정·중재가 성립된 건수는 2634건으로 총 성립금액은 241억7700만 원에 달한다. 평균 성립금액은 건당 918만 원이고 최고 3억5000만 원을 기록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 관계자는 “의료분쟁에 따른 조정 신청이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라며 “조정 장벽을 낮추기 위해 숙려기간 도입 등을 검토 중이고 신속한 처리를 위해 인력 확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분쟁이 늘어남에 따라 한국소비자원도 최근 의료분쟁 조정 전담부서인 ‘의료조정부’를 신설했다. 연간 500건 이상의 의료분쟁 조정사건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의료분쟁 수요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의료 조정신청 건수는 2017년 521건에서 지난해 580건으로 11.3% 증가했다.

창원 = 글·사진 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e-mail 박영수 기자 / 전국부 / 차장 박영수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관련기사 ]
▶ 동물병원서도 끊이지 않는 갈등…‘반려동물 분쟁 조정제’ 도입…
[ 많이 본 기사 ]
▶ 韓선박 ‘블랙리스트’ 올린 美… 공조균열 조짐에 ‘옐로카드..
▶ “깔끔하게 제모”… 유사性행위 암시하는 ‘음란왁싱’
▶ 황교안 “文정부 독선에 현장 무너져… 가는 곳마다 ‘살려..
▶ 에베레스트 얼음 녹으니… 사망한 등산가들 시신 속출
▶ “정부 고위층 잇단 안보실언, 항의도 했지만… 이젠 참을..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 하노이 결렬후 첫 대북제재 불법환적 의심 배 대거 추가 남북경협 과속 한국도 겨냥 中업체 타깃 ‘세컨더리 제재’ 대북제재 적극 동..
ㄴ 美, 中해운사 2곳 제재·韓선박엔 주의보
ㄴ “靑보는 美시각 날카로워진다”… 간극 커지는 韓·美
황교안 “文정부 독선에 현장 무너져… 가는 곳마다..
에베레스트 얼음 녹으니… 사망한 등산가들 시신 ..
‘이희진 부모살해’ 중국동포 공범 “우리가 하지 않았..
line
special news 이미숙 “장자연 죽음, 조사 받겠다”···7년 전 상황..
탤런트 이미숙(59)이 장자연(1980~2009) 사망 사건과 관련, 입장을 밝혔다. 이미숙은 22일 소속사 싸이더..

line
숀 소속사 “버닝썬과 무관… 갑을관계서 거부 힘들..
[속보]北, 개성 연락사무소서 철수…정부 “정상운..
막판까지 출석률 저조…야유·삿대질로 끝난 대정부..
photo_news
박준규와 예능 함께한 누나 백혈병으로 세상 ..
photo_news
[단독] ‘가왕’ 깜짝 방문에 팬들 가슴 ‘바운스~..
line
[북리뷰]
illust
족쇄가 된 ‘접속’, 고통이 된 ‘삶의 여백’
[인터넷 유머]
mark간 큰 남자 mark갓을 쓰고 다니는 조선인
topnew_title
number ‘이청용 결승골’ 벤투호, 볼리비아에 1-0 진..
17억 보험금 노려 아내 탄 승용차 바다에 넣..
“깔끔하게 제모”… 유사性행위 암시하는 ‘음..
‘갤럭시버즈’ vs ‘에어팟2’… 삼성·애플 무선..
‘헉! 주운 지갑에 1억5천만원이…’ 주인 찾아..
hot_photo
이치로 은퇴 소식에… 日언론, 1..
hot_photo
내한 기자간담회 돌연 취소…승..
hot_photo
미국을 사로잡은 예지, 올여름 단..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