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의 품격’ 이번엔 강제키스 장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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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백한 性폭력이다” 지적에
“드라마 일부일 뿐” 반박도
“부적절” 의견에 무게 실려

‘막장’ 논란이 끊이지 않던 SBS 수목극 ‘황후의 품격’(극본 김순옥·연출 주동민)이 이번에는 등장 인물의 강제 키스 장면 때문에 도마에 올랐다.

13일 방송된 ‘황후의 품격’에서는 황제 이혁(신성록)이 황후 오써니(장나라)를 찾아가 “죽을 때까지 내 여자로 살아”라며 어깨를 잡고 밀친 후 강제로 입을 맞추는 장면(사진)이 송출됐다. 이후 관련 기사 댓글창 및 온라인 게시판에서는 “명백한 성폭력”이라는 지적과 “드라마의 일부일 뿐”이라는 반박이 맞서는 모양새다. 아이디 tean****를 쓰는 네티즌은 “이건 성폭력이 맞다. 성폭력 안에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다 포함된다”고 꼬집었고, 또 다른 네티즌 rore****는 “사랑일 뿐, 저게 무슨 범죄가 되나요”라고 반문했다.

드라마 속 설정을 둘러싼 논란에서 잘잘못을 따지기는 어렵지만, 젠더(성인지) 감수성이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는 상황 속에서 ‘황후의 품격’의 이 장면은 부적절했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황후의 품격’ 외에도 최근 몇몇 드라마가 극 중 남녀 주인공이 사랑의 감정을 폭력적으로 드러내는 데이트 폭력을 무감각하게 다뤄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부부 간의 싸움에서도 이같은 행동은 성추행이라 볼 수 있다”며 “TV 속에서 데이트 폭력이 수시로 노출되면 ‘이래도 되는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드라마 역시 성인지 감수성을 고려해 그런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후의 품격’은 이미 등장 인물들의 노골적 애정 행각과 ‘시멘트 암매장’이라 불린 고문 장면, 조현병 환자 비하 대사 등의 이유로 지난 1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에 해당되는 ‘주의’ 조치를 받았다. 하지만 재차 강제 키스 장면에 대한 시청자들의 불만이 쏟아지며 또 다시 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편 ‘황후의 품격’은 4회 분량 연장 방송을 결정했다. 자극적인 소재를 앞세워 방송 초반 높은 시청률을 구가했으나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며 전개가 더뎌 연장 방송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적잖다. 그 사이 17%에 육박하던 전국 시청률은 11%로 하락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