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예산정책협의회>美는 의회가 예산편성권… 英·日은 예산수정권 없어

- ‘의회 권한’ 해외사례는

佛은 제한적 예산 수정권

예산 편성권은 정부가, 심의·확정권은 국회가 갖도록 한 한국과 달리 각국은 역사적 전통과 권력구조에 맞게 저마다의 제도를 발전시켜 왔다.

14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주요국의 재정제도’ 자료 등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정부 예산안에 대해 독자적인 예산 편성권과 제한 없는 수정권을 갖고 있다. 특히 미국 의회는 예산 심의 때 대통령이 제출한 정부 예산안을 참고 사항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의회는 상·하원에 각각 설치된 예산위원회에서 매년 예산 한도 결의안을 작성·의결해 본회의에 제출한다. 신규 예산권한과 지출 관련 심사 업무는 각 상임위원회에 배분하고 기존 사업이나 새로운 사업이 전체 세출 규모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도록 한다.

상원에만 있는 세출위원회는 세출법안을 검토하는 한편, 예산위에 전체 지출규모에 대한 검토 및 추계보고서를 제출한다. 세출위는 보고서에 세출 지침 등을 제시하고 예산결의안의 지출 한도액을 12개 소위원회에 중복되지 않도록 배분하는 역할도 담당한다.

이원집정부제를 채택하고 있는 프랑스는 예산안 편성권은 정부에 속하고, 의회는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삭감하는 수정권한만을 갖고 있다. 예산에 대한 의회의 권한이 상대적으로 협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랑스 의회는 상·하원이 각각 재정위원회를 운영하는데, 정부가 편성해 제출한 예산안은 먼저 하원에서 1차로 심의한 뒤 상원으로 넘긴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영국과 일본은 예산 편성권이 내각에 있고, 의회의 예산 수정권은 원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영국은 의회 재무위원회, 일본은 중의원의 예산위원회·결산행정감시위원회 및 참의원의 예산위·결산위가 예산 관련 심의 업무를 수행한다. 일본은 예산위가 예산안 수정 발의권을 갖고 있지만, 의회에서 정부 예산을 크게 수정할 수 없다는 암묵적 합의가 관행으로 정착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도 예산 편성권은 정부가 갖고 하원 예산위 및 재정위, 상원 재정위가 예산 관련 심의 업무를 맡는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