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동남권 신공항 건설 논란에 부산 ‘기대’ 커지고 대구선 ‘불만’ 고조

文 대통령 발언에 갈등 재점화
부산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대구 “新공항 이미 확정” 경계

동남권 신공항 건설 논란이 부산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으로 다시 점화됐다.

부산에서는 소음문제가 대두된 ‘김해신공항’ 대신 ‘가덕도신공항’ 건설 가능성이 되살아났다며 고무됐지만, 대구에서는 이미 확정된 일이라며 사업변경을 경계하고 나섰다.

‘가덕도신공항추진을 위한 국민행동본부’에 참여하고 있는 포럼희망한국 윤창근 사무총장은 14일 “그동안 국토교통부가 김해신공항 건설을 고수해 왔는데 대통령 발언으로 전향적으로 문제점을 검토할 것으로 본다”며 “특히 총리실의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를 기다려야겠지만, 가덕도신공항 건설 가능성이 되살아났다는 점에서 부산 지역민들이 고무돼 있다”고 말했다. 부산과 김해 지역에서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자체 검증단을 가동해 소음문제와 24시간 관문공항 역할을 하지 못하는 김해신공항 확장안에 대해 반대하는 것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대구시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며 통합 대구공항(K2공군기지+대구공항) 건설사업에도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문 대통령의 김해신공항 건설안 총리실 검증 언급은 이러한 사업을 두고 갈등이 재점화돼 국책사업이 늦어져서는 안 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며 “영남권 공항 문제는 이미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여러 차례 논의하고 합의한 것으로, 정부는 김해신공항 건설사업을 변함없이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부산을 중심으로 소음과 안전성 문제를 주장하니 단지 총리실에서 검증해보도록 하겠다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부산을 방문해 오거돈 시장 등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김해신공항 건설 문제에 대해 “부산과 경남 김해시민들이 신공항에 대해 제기한 내용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며 “절차상 이달 말까지 부산·울산·경남 차원의 (김해신공항 건설에 관한) 자체 검증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검증결과를 놓고 (영남권) 5개 광역자치단체의 뜻이 하나로 모아진다면 결정이 수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기현, 김해=박영수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bunt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