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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조항범 교수의 어원 이야기 게재 일자 : 2019년 02월 15일(金)
놈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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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놈팡이’와 ‘놈팽이’ 중 맞는 말은? 표준어와 관련해 자주 등장하는 문제다. 물론 답은 ‘놈팡이’다. 그런데 그 어원을 물으면 좀 엉뚱한 답이 나온다. 대부분 독일어 ‘룸펜(lumpen)’을 들기 때문이다. 의미와 어형이 유사하다고 해 우리말의 어원을 독일어에까지 연결한 것은 지나치다.

‘놈팡이’라는 말이 19세기 말 사전에 나오는 것만 보아도, 이것이 독일어에서 왔다는 설은 부정된다. ‘놈팡이’는 20세기 초 사전에 역행동화가 일어난 ‘놈팽이’로 나온다. ‘조선말표준어모음’(1936)에서도 ‘놈팽이’를 표준어로 정하고 있다. 그러다가 ‘조선말큰사전’(1949) 이후 줄곧 ‘놈팡이’를 표준어로 삼고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놈팽이’가 훨씬 우세하다.

‘놈팡이’의 어원에 대해, 우리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놈’과의 관련성을 떠올릴 것이다. ‘놈팡이’는 ‘놈’에 접미사 ‘-팡이’가 결합된 어형으로 추정된다. ‘놈’은 15세기에 ‘남자’ 또는 ‘사람’을 지시하는 평칭이었다. 그러다가 16세기 이후 그 의미 가치가 하락해 비칭화한다. ‘놈팡이’가 ‘사내’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므로, 이는 적어도 ‘놈’이 비칭화한 16세기 이후에 만들어진 단어로 추정된다.

문제는 ‘-팡이’이다. 어떤 사람은 ‘-팡이’를 ‘지팡이, 곰팡이’의 그것과 같은 것으로 보고, ‘놈팡이’를 ‘지팡이’처럼 여자에게 의지하고 ‘곰팡이’처럼 여자에게 들러붙어 사는 족속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지팡이’는 동사 어간 ‘짚-’에 접미사 ‘-앙이’가 결합된 어형이고, ‘곰팡이’는 동사 어간 ‘곰피-’에 접미사 ‘-앙이’가 결합된 어형이어서 이러한 설명은 전혀 미덥지 않다. 추정컨대, ‘-팡이’는 ‘좀팡이(좀팽이), 잡팡이(잡팽이)’ 등의 그것과 같으며, ‘비하’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므로 ‘놈팡이’는 ‘놈’을 더욱 낮잡는, ‘정말 형편없는 놈’ 정도의 말이 된다.

충북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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