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장사할 시간에 靑 왜 갔나 싶다’는 자영업자 개탄

최저임금 과속 인상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생존을 위협한다는 진단이 수없이 제기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이들 중 150여 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 만시지탄이지만, 그래도 잘못된 정책의 기조 변화에 대한 일말의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경청하는 제스처를 취했을 뿐, 실효성 있는 대책은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

소상공인 단체 중 유일하게 ‘조속한 최저임금 1만 원’을 지지했던 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의 방기홍 회장조차 “너무 힘들다. 다 죽게 생겼다”고 했다. 지난해 3월 만들어진 이 단체는 문 대통령 대선 캠프 출신의 인태연 씨가 초대 회장을 맡았고, 얼마 뒤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으로 발탁됐다. 법정 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의 최승재 회장은 “장사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한다. 밑도 끝도 없이 정부 지원을 바라는 사람들이 아니다”고 했다. 여기에 본질이 있다. 무리하게 최저임금, 주휴수당, 주 52시간 근로 정책을 강행하고, 시혜를 베풀 듯 잘못을 세금으로 땜질해선 안 된다는 직언이다.

문 대통령은 여러 의견을 들은 뒤 “길게 보면 인상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문제의 화근은, 최저임금 인상 자체가 아니라, 문 대통령의 ‘2020년까지 최저임금 시급 1만 원’ 공약이다. 2018년 인상만으로 문제가 커졌고, 2019년 후폭풍은 이제 시작이다. 대국민 사과와 공약 철회가 기본이다. 카드 수수료율 인하, 임대료 대책 등은 격화소양일 뿐이다. “장사해야 하는데 왜 간담회에 참석했는지 모르겠다”는 홍종흔 대한제과협회장의 후일담에 모두가 공감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