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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자동차 게재 일자 : 2019년 02월 19일(火)
4개 복합충돌·자율주행 저속충돌 연구…‘최고안전’ 에어백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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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 안전시험동에서 섀시안전제어설계실 성현(오른쪽부터) 실장과 임장묵 파트장, 안전성능개발 1팀 김기일 책임연구원이 개당 10억 원에 이르는 ‘소어 더미(Thor Dummy)’를 살펴보며 에어백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아이디어를 교환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 안전시험동 가보니

최고시속 100㎞·최대중량 5t
7~10대 고속카메라로 촬영 후
충돌 상황따라 분석·데이터화

실험준비 4일·4000만원 소요
나이·성별따라 더미 구분하고
충돌조건따라 다른 더미 사용

4년여 걸친 시뮬레이션 통해
세계 첫 복합충돌 에어백 출시
기아 ‘쏘울 부스터’부터 탑재


자동차 사고 발생 건수를 아예 ‘제로(0)’로 만들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다. 심지어 교통을 통제한 도로에서 10대의 자율주행차만 같은 간격, 같은 속도로 달리도록 통제해 둔 실험 환경이라 해도, 어느 한 차량에서 오작동이 생겨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사고가 나더라도 탑승자의 부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특정 속도·각도로 차가 충돌했을 때 어떻게 부서지는지, 사고 상황에 따라 인체 어느 부위에 어느 정도의 충격이 가해지는지, 어느 정도의 충격에 에어백이 터져야 피해를 더 줄일 수 있는지 등을 알아내는 게 핵심이다. 지난 12일 찾은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 안전시험동은 바로 그런 연구와 실험을 하는 곳이었다.

◇충돌시험장과 더미 실험실 = 남양연구소 안전시험동 총면적은 4만㎡에 달한다. 충돌시험장만 따져도 2900㎡ 규모다. 최고 시험 가능 속도는 시속 100㎞, 최대 시험 중량은 5t에 달한다. 고정벽 시험(거대한 블록에 차를 충돌시키는 시험)과 차 대 차 충돌 시험 모두 이곳에서 할 수 있는데, 차 대 차 충돌 시험의 경우 15도, 30도, 45도, 60도, 75도, 90도, 180도 등 총 7개 각도에서 진행할 수 있다. 고정벽 시험에 쓰이는 이동식 블록은 무게가 100t에 이른다. 충돌 시험을 할 때마다 7∼10대의 고속 카메라로 촬영해 데이터를 분석한다.


안전성능개발 1팀 김기일 책임연구원은 “보통 한 차례 시험을 하려면 준비 기간만 4일에 3000만∼4000만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며 “충돌 시점에 자동차 하부를 촬영할 수 있도록 바닥이 특수 유리로 된 지점의 경우, 유리값만 7000만 원”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시험동에는 충돌 시험 때 사람 대신 차에 태우는 더미(Dummy)를 조정 및 보수하는 실험실이 갖춰져 있었다. 남양연구소는 총 160개의 더미를 보유하고 있다. 성인 남성, 성인 여성, 어린이, 영유아 등 더미가 다 다른 것은 기본이다. 팔이 없는 더미는 측면 충돌 시험 때 사용된다. 이런 사고에서는 팔 부상이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더미에도 팔이 필요 없다. 실험실 한쪽에는 ‘만세 포즈’를 취한 더미들이 의자에 줄줄이 앉아 있었다. 정면충돌 시험용 더미다. 차에 태울 때는 하늘로 치켜든 팔을 90도 내려 운전대를 잡게 한다.

김 책임연구원은 “후방 충돌 시 목의 상해를 알아보는 더미도 따로 있는 등 충돌 조건에 따라 다른 더미가 쓰인다”고 설명했다. 사람을 대신해 온갖 사고를 당하는 더미들은 사실 고가의 장비다. 성인 남성 모습을 한 일반형 더미가 개당 1억∼3억 원인데, 장착된 센서의 개수가 많은 더미는 더 비싸다. 남양연구소에 있는 최고가 더미는 개당 가격이 약 10억 원으로, 11개가 있다.

◇복합충돌 에어백 = 안전시험에서 또 하나의 축은 에어백이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1차 충돌에 이은 복합충돌(첫 충돌에 이어 다른 차나 시설물과 연이어 충돌하는 경우) 상황까지 고려해 탑승객 안전도를 높인 에어백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위해 태스크포스팀을 구성, 사고 차주들이 제기한 불만과 미국·유럽 등에서 발생한 사고 데이터를 모아 분석했다. 특히 북미에서 2000∼2012년 발생한 5만6000여 건의 사고를 분석한 결과, 복합충돌이 약 30%에 달했다.

현대·기아차는 복합충돌 상황 10가지 가운데 실험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는 △중앙선 침범 충돌 △앞차의 급정거로 인한 연쇄 추돌 △고속도로 중앙분리대 충돌 △가드레일이나 전신주 등을 긁고 가는 충돌 등 4가지를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복합충돌 때의 충격 강도는 1차 충돌 때보다 적은 경우가 많다. 게다가 1차 충돌 때의 충격으로 이미 탑승자 자세는 달라진 상태다. 그런데 2차 충돌 때도 1차 때와 똑같은 조건에서 에어백이 터지게 돼 있다면, 1차 충돌 때 터진 에어백 외에 나머지 에어백은 작동조차 하지 않은 상태로 남게 된다.

결국 복합충돌 때는 에어백이 좀 더 쉽게 혹은 빨리 터지도록 하되, 너무 약한 충격에서 에어백이 터져 오히려 에어백 때문에 다치는 상황이 생기지는 않도록 하는 게 과제가 됐다.

에어백 작동 로직 개발을 총괄하는 임장묵 현대차 섀시안전제어설계실 파트장은 “탑승자의 불안정한 자세와 차량 속도 등 여러 조건을 정밀하게 계산, 2차 충돌에서는 기준 충격 강도를 낮추거나 작동 시점을 조절했다”며 “4년여에 걸친 시뮬레이션과 충돌 시험 등을 통해 패턴을 찾아내 복합충돌 에어백 시스템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복합충돌 시스템은 최근 출시된 기아차 쏘울 부스터에 처음 탑재됐으며, 현대·기아차는 효과가 확인되면 점차 적용 차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에어백의 진화 방향 = 현대·기아차가 앞으로의 에어백 연구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 에어백 전개 조건에 미칠 영향이다. 기존에는 고속으로 달리다 충돌 사고가 났을 때 탑승자를 보호하는 게 제일 중요했다. 하지만 이제는 충돌이 예상될 때 자동차 스스로 속도를 줄이는 전방충돌방지보조(FCA) 기능을 적용한 차가 많아지고 있다.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의 ‘충돌 회피 조향 어시스트’, BMW의 ‘충돌 회피 보조’ 등 앞에 갑자기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신속히 피하도록 돕는 ‘회피 조향’ 시스템을 갖춘 차도 나오고 있다.

성현 섀시안전제어설계실장(이사대우)은 “ADAS가 개입한 경우와 사람이 사고 발생을 직감하고 반응했을 때와는 인체의 움직임도 다르다”며 “ADAS 발전에 따라 저속 영역 사고 발생 시 에어백 작동 조건을 연구하는 게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 =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mail 김성훈 기자 / 경제산업부 / 차장 김성훈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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