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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02월 19일(火)
이정재 “무서운 영화 못 보는데…이야기에 끌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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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년 차 배우 이정재는 “전에는 혼자 잘하려고 욕심을 냈지만 지금은 감독, 동료 배우 등과 호흡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CJ ENM 제공

- 영화 ‘사바하’ 주연 이정재

나쁜 종교인 고발하는 캐릭터
필모그래피에 도움될거라 생각

종교 다뤘지만 출연 부담 안돼
스릴러 같지만‘탐정물’성격도

감독님 대사 읽는 모습 촬영뒤
여러번 다시 보며 캐릭터 구축

동료들과 호흡 중요성 깨달아
박정민·이다윗 출연작 찾아봐


▲  위·아래 사진은 영화 ‘사바하’의 한 장면. CJ ENM 제공
“어렸을 때는 나 혼자 잘해야겠다는 과욕이 앞섰지만 지금은 연출자, 동료 배우와 호흡을 맞추는 데 집중해요.”

26년 동안 작품을 이어오며 점점 더 자연스럽고 깊은 연기를 펼쳐 보이는 배우 이정재의 말이다. 그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사바하’에서 여중생 살해 사건의 진실을 추적하는 박 목사 역을 맡아 입체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검은 사제들’(2015) 장재현 감독의 신작인 이 영화는 불교와 연관된 신흥 종교단체 사슴동산의 비밀을 파헤치던 박 목사가 강원도 영월의 한 터널에서 발견된 여중생 사체와 이 단체가 관련돼 있음을 직감하고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다.

이정재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궁금증이 겹겹이 쌓이지만 후반부에 이야기가 명쾌해지는 구조가 좋았다”며 이 작품을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

“제가 무서운 영화를 잘 못 봐요. 그래서 시나리오를 읽으며 걱정했는데 다 읽고 나니 탐정물의 느낌이 강했어요. 처음에는 뭔가 복잡하고 거창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람 간의 믿음과 책임을 말하죠. 흥미진진한 이야기 구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또 박 목사 캐릭터가 종교인을 자칭하며 악행을 저지르는 사람을 고발하는 실재 인물이라는 점도 끌렸어요. 이런 캐릭터를 한번 해보는 게 제 필모그래피에 도움이 될 거란 생각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어요.”

영화 초반 박 목사는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 속물로 그려지지만 충격적인 사건의 내막을 알게 되며 진중한 인물로 변화한다.

“박 목사가 정상적으로 목회하는 목사는 아니고, 껄렁한 모습도 보이지만 사건의 비밀을 접한 후 본연의 모습을 보이게 되죠. 일반적인 목사와는 다른 영화적 캐릭터지만 기본적인 신앙심은 가지고 있는 인물이라는 생각을 바탕에 깔고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어요.”

종교 소재를 다룬 영화다 보니 잘못 묘사될 경우 오해를 살 수도 있다. 기독교 신자라고 밝힌 그에게 “부담은 없었냐”는 질문을 던졌다.

“난처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겠지만 간혹 뉴스에 신자를 대상으로 나쁜 짓을 하는 종교인이 나오잖아요. 기독교나 불교 등 특정 종교와는 상관없이 나쁜 사람을 잡는 이야기라 부담은 없었어요. 박 목사가 고등학교 후배인 스님과 합심해 사건을 풀어가거든요. 감독님이 문제 소지를 지능적으로 피해간 거죠(웃음).”

스무 살 때 연기를 시작해 청춘스타 이미지를 구축한 그는 2010년대에 들어서며 연기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하녀’(2010)를 시작으로 ‘도둑들’(2012), ‘신세계’ ‘관상’(이상 2013), ‘암살’(2015), ‘인천상륙작전’(2016), ‘대립군’(2017), ‘신과 함께’(2018), 그리고 ‘사바하’까지 매번 새로움을 추구한 결과다.

“데뷔 초부터 관객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는 열망이 강했어요. 2010년대에 들어서며 연기에 임하는 자세 외에 크게 달라진 건 없어요. 전에는 다르게 보이려고 혼자 노력했지만 경험이 쌓이며 감독, 스태프,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죠. 주변에 저를 다르게 보여주려고 노력하며 결과물의 완성도가 높아졌어요. 항상 감사하죠.”

이번 영화에서도 감독, 동료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촬영 전 대사 리딩을 하며 감독님이 계속 뭔가 아쉬워하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해보라’고 했어요. 감독님이 박 목사의 모든 대사를 읽고, 제가 그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어요. 그 영상을 반복해서 보며 박 목사 캐릭터를 구축했어요. 큰 도움이 됐죠. 또 함께 출연한 박정민, 이다윗의 전작을 모두 봤어요.”

‘암살’의 최동훈 감독은 그에 대해 “뭔가 있는데 잘 안 보여주는 배우”라고 평했고, 당시 그는 “아직 ‘총알’이 몇 발 더 남아 있다”고 답했다. 그에게 “지금은 총알이 얼마나 남았냐”고 말을 건넸다.

“얼마 안 남은 줄 알았는데 점점 늘어나네요(웃음). 이번에도 감독님께 몇 알 받았고, 후배들의 신선한 힘을 보며 총알 개수를 늘렸어요. 저도 어렸을 때 좀 했지만 지금 후배들의 신선함은 도저히 당해낼 수 없거든요(웃음).”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mail 김구철 기자 / 문화부 / 부장 김구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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