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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9년 02월 19일(火)
여권의 反법치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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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동 사회부 부장

내로남불, 적반하장, 후안무치, 이율배반…. 겉 다르고 속 다른 문재인 정부와 여당의 행태를 비판할 때 많이 사용된 용어들인데, 이런 지적들을 받고도 양태가 전혀 고쳐지지 않아 비판하는 쪽이 질릴 지경이다. 이젠 이 성어(成語)들에 식상함마저 느껴질 정도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우리 정부 들어 국정원, 검찰, 경찰에서 과거처럼 크게 비난받는 권력형 비리, 정경 유착 비리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자화자찬했다. 현실과 괴리된, 그야말로 심각한 유체이탈 화법이다. 검경이 집권세력이 결부된 사건을 어떻게 다루는지 제대로 보여준 게 ‘김경수-드루킹’ 사건이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과 2017년 대선 때 여론 조작을 공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경찰은 김 지사의 휴대전화조차 압수하지 않았고 통신내역에 대한 압수수색은 몇 개월이나 미뤄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줬다. 검찰도 경찰의 영장을 기각하는 등 수사에 뜻이 없음은 오십보백보였다. 초동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특별검사에 의해 기소가 이뤄져 김 지사는 지난 1월 30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문 대통령이 드루킹의 존재를 알았는지와는 별개로 자신이 당선된 선거에서 최측근이 여론조작에 관련돼 구속됐는데도, 이에 대한 사과나 변명 한마디 없이 지고지순한 정권인 것처럼 말하며 야당에 사법개혁·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검경수사권 조정 등과 관련한 입법 협조를 당부하는 정신세계가 놀랍다.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폭로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과 김경수-드루킹 사건에서의 검경의 행태를 보면 공수처 설치나 수사권 조정으로 여권엔 춘풍 같고, 비판세력엔 추상같은 사정기관의 병폐가 개선될 것 같진 않다. 대통령이 사정기관 수장 등에 대한 인사권을 지금처럼 행사하는 한 대통령이나 여권의 눈치를 보는 수사가 계속될 공산이 크다. 정말로 검찰과 경찰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법대로 수사하도록 하기 위해선 대통령이 검경의 인사권만 포기하면 된다. 검경 수뇌부 인사를 대통령이 좌지우지하는 현 제도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수사기관만 늘리거나 왼손의 수사권을 오른손으로 옮긴다고 뭐가 달라지는가.

김경수 지사가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자 집권당은 일제히 해당 판사와 법원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정도로 저질스러운 공격을 퍼붓고 있다. 재판장인 성창호 판사가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비서실에서 근무한 경력을 끄집어내 사법농단 세력의 저항이라고 멋대로 규정하며 성 판사를 포함한 법관 탄핵을 운운하며 사법부를 겁박하고 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당 차원에서 판결문 분석 기자간담회 등을 추진하고 법관 탄핵을 시도하겠다는 건 삼권분립을 부인하는 헌법파괴 행위다. 이는 항소심에선 무죄를 내놓으라는 무도한 협박인데도 문 대통령은 예의상으로도 여당의 자제를 입에 올리지 않는다. 민주당은 야당 때도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사건 유죄 판결 등 불리한 일이 발생하면 막무가내로 재판부를 비난했던 적이 있다. 판결 불복, 반(反)법치주의는 이들의 고질적인 유전자인가 보다.

sdgim@munhwa.com
e-mail 김세동 기자 / 전국부 / 부장 김세동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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