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 코스프레 한 ‘메르켈 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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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람프카렌바워, 바보쇼 공연
獨정치인들, 카니발 시즌 맞아
과감한 변장으로 ‘유쾌한 소통’

‘권력의 정점에 선 카니발 스타들?’

카니발 시즌(2월 14일∼3월 5일)을 맞아 독일 정치인들이 과감한 코스프레와 입담으로 지역 유권자들과 소통했다. 특히 올해엔 기존 ‘카니발 스타’들이 각 당의 요직에 오른 가운데 벌어져 재미를 더했다.

아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워(위 사진) 독일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17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인 자를란트주 장크트잉베르트의 카니발 클럽에서 열린 ‘바보쇼’ 무대에 올라 27분간 1인극을 펼쳤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09년부터 공연을 이어온 크람프카렌바워 총리가 지난해 12월 당대표로 선출된 뒤 갖는 첫 공연이다.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크람프카렌바워 대표지만 여느 해와 다름없이 앞치마를 두르고 머리수건을 동여맨 채 1000여 명의 관객 앞에 섰다. 그는 “고향이 아니라 베를린에서 자를란트말을 모르는 친구들과 일하려니 향수병에 걸렸다”며 “그러나 그곳(베를린) 정치판이나 이곳이나 비슷한데, 내가 어쩌다 이런 쓰레기더미 속으로 들어왔는지 잘 모르겠다”며 관객들에게 웃음을 전했다.

카니발 때 과감하고 도발적인 복장으로 무대에 서는 것은 크람프카렌바워 대표뿐만이 아니다. 기민당의 연정 파트너인 사회민주당(SPD) 출신의 카타리나 발리 법무장관은 지난 16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아헨의 카니발 행사에 자유의 여신상 복장으로 나타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벽 건설에 기겁하는 연기를 덧붙여 갈채를 받았다.

특히 여론은 지난 1월 기독사회당(CSU) 신임대표로 선출된 마르쿠스 죄더(아래 사진) 바이에른주 총리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그동안 슈렉, 메릴린 먼로, 간달프 등 매년 엄청난 분장으로 대중에게 경악과 웃음을 동시에 줬던 죄더 주총리는 올해에도 가장 큰 기대를 모았지만 얼마 전 “올해는 그동안 코스프레에 동참하지 않았던 기존 CSU 대표들의 선례를 따라 턱시도에 나비넥타이 차림으로 나타나겠다”고 밝혀 지지자들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다만 죄더 주총리는 “옷 색깔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