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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9년 02월 19일(火)
서울대에 657億 기부한 김정식 대덕전자 회장의 숭고한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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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식 대덕전자 회장(90)이 한국 기부문화의 새 역사를 썼다. 김 회장은 18일 서울대에서 ‘해동첨단공학기술원 건립 및 운영기금 출연 협약식’을 갖고, 500억(億) 원을 기탁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분야인 인공지능(AI) 연구 인프라 구축·운용을 위해 거액의 사재(私財)를 내놓았다. 이로써 김 회장의 서울 공대 누적 기부액만 657억 원에 이르러, 서울대 개교 이래 개인 최고액으로 기록됐다.

재산이 많든 적든 기부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48학번인 김 회장은 온갖 궂은일을 다 하며 고학하다가 6·25전쟁에 학도병으로도 참전했다. 간난신고(艱難辛苦) 끝에 졸업한 뒤, 1972년 창업해 중견 기업으로 일군 김 회장의 기부는 그런 불굴의 의지와 ‘과학 보국(報國)’ 신념의 결합이다. 공학 인재 양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1991년 해동과학문화재단을 설립한 것도, 전국 20여 개 공대에 도서관을 세워준 것도 그 연장선이다. 김 회장이 이날 서울대 측에 “건물을 짓는 데 그치지 말고,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것들로 채워 달라”고 한 취지도 마찬가지다.

노환으로 병원에 입원 중이면서도 정장 상의에 넥타이까지 매고, 지팡이나 휠체어에 의존하던 평소와 달리 걸어서 협약식에 참석한 모습에서도 의지와 품격을 중시하는 김 회장의 신념이 엿보였다. 재단과 기술원 명칭에 자신 아닌 선친의 호 ‘해동(海東)’을 붙인 사실도 김 회장 인품의 한 단면이다. 그런 김 회장의 숭고한 뜻을 제대로 받들어야 할 책무는 서울대에만 있는 게 아니다. 사회 전체가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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