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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19년 02월 19일(火)
文정부가 생색내는 빚 탕감, 정직한 국민이 떠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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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1년여 만에 또 ‘빚 탕감’ 선심 카드를 꺼냈다. 금융위원회는 18일 기초생활수급자와 70세 이상 저소득자, 장기 소액연체자 등 취약계층의 빚을 최대 95% 깎아주고, 일반 채무자도 원금 감면 비율을 70%까지 늘리는 방안을 발표했다. 취약계층의 경우 원금을 70∼90% 감면한 뒤 3년 간 성실 상환하면 남은 빚을 없애주는 방식이다. 설령 저소득층이라 해도 원금의 거의 전부를 탕감해주는 건 금융시장을 왜곡하고 신용체계를 흔든다는 점에서 정도(正道)가 아니다. 연체 한 달도 안 된 일반 채무자에게 원금 상환을 유예하고, 금융회사가 아직 받을 수 있다고 본 ‘미상각(未償却) 채무’까지 감면해주는 것 또한 과보호다.

지난해 1월 문 정부는 공약에 따라 1000만 원 이하 원금을 10년 이상 못 갚은 연체자 25만2000명을 ‘경제 대사면’했다. 이전 정부들이 빚을 줄여준 적이 있지만, 전액 탕감한 것은 전례가 없다. 노무현 정부도 이자를 면제해주면서도 원금은 손대지 않았다. 당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일회성 대책”임을 강조했지만, 이번에 아예 빚 탕감을 제도화·상시화하겠다는 것이다. 지금도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 워크아웃, 법원의 개인 회생·파산 등 구제 절차가 있는데, 과도한 특례를 남발하면 ‘버틸수록 유리하다’는 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 채무자의 상환 능력·노력을 도외시하는 정책은 얼마 안 가 또 다른 빚 탕감 수요자를 더 키울 뿐이다.

문 정부가 이 시점에 빚 탕감에 나선 배경을 짐작하긴 어렵지 않다. 저소득층 곤경을 더 키운 정책 실패를 무마하면서, 내년 총선도 겨냥한 포퓰리즘 성격이 짙어 보인다.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 저리 대출상품 강요에 이은 반(反)시장 관치는 부작용을 부른다. 저소득층 대출 손실이 커지면, 금융사는 이들에 대한 대출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다. 정부는 금융사의 손실분을 세법상 비용으로 처리하는 방안까지도 검토하는 모양이다. 그렇게 되면 문 정부의 빚 탕감 선심의 뒤치다꺼리를 세금과 대출금을 꼬박꼬박 내온 정직하고 성실한 국민이 떠안는 것이다. 누가 수긍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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