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편의점 가맹점들의 수익 악화 원인을 두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본사가 가맹점주들의 최저수익을 보장하도록 한 가맹사업법 개정안이 추진 중이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좁은 동네 골목길에 편의점들이 들어서 있다. 뉴시스
“편의점 늘어나면 본사만 이득
가맹점 최저수익보장 해줘야”
민주당, 법률 개정안 밀어붙여
전문가들 “결국 시장경제 해쳐
공정한 계약 맺도록 유도해야”
업계선 자영업 포화 문제 제기
민주당이 벤치마킹한 일본도
가맹점 수익 보장해주지 않아
매장운영비 일부 보전해줄뿐
여당이 주축이 돼 추진되고 있는 편의점 가맹점 등에 대한 ‘최저수익보장제’ 도입이 프랜차이즈 산업을 위협하고 시장경제 근간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가맹점주 단체에서는 가맹점의 적자는 본사의 과도한 출점에 원인이 있다며 본사가 책임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일 정치권과 프랜차이즈 업계 등에 따르면 민주당은 2월 임시국회에서 최저수익보장을 명시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과 가맹점 사업자의 단체 공동행위 허용을 명시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최저수익보장제 도입 추진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편의점 본사의 무분별한 점포 확장으로 가맹점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본사가 가맹점 최저수익을 보장해 줘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우 의원 측은 “편의점 손실의 원인은 과도한 출점으로, 개별 가맹점 적자 여부와 관계없이 가맹점이 늘어나면 본사는 이득을 보기 때문”이라며 “최저수익보장제, 희망폐업 등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저수익보장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일본의 사례를 들어 제도 도입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의 제도와 우 의원이 생각하는 최저수익보장제도와는 전혀 다른 제도라는 것이 편의점 업계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일본은 가맹점 ‘이익’을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라, 매장 운영비의 일부를 최소 보전해주고 있다.
‘매출 수익’(매출액에서 매출원가와 가맹수수료를 뺀 수익)이 미달할 경우 보전을 해 주는 것이지, 가맹점주의 수익 자체를 보장해 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매출수익이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지원금을 다시 본사에 반납해야 한다. 일종의 대출인 셈이다.
우 의원 주장대로 편의점 본사만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도 아니다. 국내 편의점 본사들의 영업이익률은 상생기금 등의 지출 증가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오히려 일본은 점포 개설 시 인테리어와 시설·장비를 본사가 지원하는 한국과 달리, 가맹점주가 인테리어와 시설비용을 부담하고 동일 브랜드 간 출점 제한도 없어 본사가 충분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입지라고 판단할 경우 50m 이내라도 동일 브랜드 매장을 개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경제활동인구 수 중 자영업자 비중이 25% 정도로 10% 수준인 일본보다 매우 높지만, 자영업자 중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율은 일본이 한국보다 높다. 가맹점 적자의 핵심 원인은 ‘편의점 포화’가 아닌 ‘자영업자 포화’라는 것이다.
시장 경제 원리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시장경제 원리는 이해 관계자가 최대한 피해를 안 보게끔 하는 것인데, 한가지 왜곡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왜곡을 불러온다면 시장원리가 위태로워진다”며 “이 제도는 기존 이해 관계자들의 보호를 위해 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하고 다른 시장 진입자의 진입을 막는 규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가맹점과 프랜차이즈 본사 간 공정한 계약을 맺도록 정부가 유도하는 방향으로 개선점을 모색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정부가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과 노동비용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문제이며, 특정한 집단의 이윤을 법률로 보장해 주는 것은 더욱 안 된다”고 밝혔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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