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마당>노후준비 최고 비결은 하루라도 빨리 소비패턴 바꾸는 것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이 지났다. 설날은 음력 정월 초하룻날로 한 해의 첫날에 흩어진 가족이 함께하는 의미 있는 날이기도 하다. 요즘 현대인들은 바쁜 생활로 가족과 함께할 시간이 부족한데, 설날과 같은 민족명절은 흩어진 가족을 한 곳에 모이게 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설명절도 ‘세뱃돈’과 연관 지으면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게 된다. 세뱃돈 지출에 대한 부담감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민간업체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 지출 부담감에 대한 조사를 벌인 결과 76.3%가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한 경제신문의 관련 뉴스를 보면, 설날 지출 경비 중 약 40%가 세뱃돈이라고 한다. 더욱이 은퇴 이후 소득공백기에는 소소한 세뱃돈도 여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5만 원권 지폐가 등장한 뒤로는 세뱃돈의 ‘인플레’는 1만 원권 지폐가 예전의 1000원권으로 여겨질 만큼 심해졌다.

국민연금연구원에서 실시한 제6차 국민노후보장패널조사 결과에 따르면 2인 기준 적정생활비는 월 237만 원이라고 한다. 이는 연간 2844만 원이 필요한 셈으로, 은퇴 후 30년을 계산하면 8억5320만 원이 필요하게 된다. 반면에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설문조사 전문기관 두잇서베이에서 공동 설문을 시행한 결과 성인남녀 51%가 노후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에 손자 손녀에게 세뱃돈이라도 편안한 마음으로 주려면, 서둘러 은퇴 후 삶을 준비해야 한다. 이 시대의 주요세대인 밀레니얼 세대는 ‘욜로(Yolo)족’ ‘파이어(Fire)족’이란 신조어로 그들의 생활 형태를 대변한다. ‘소확행’이란 가치로 지금 순간의 행복감을 위해 소비하는 생활패턴이 그들의 특징이다. 세상은 급속도로 변해가는데 노후준비에 대한 인식이 너무나 부족하고, 심지어 아무 계획 없이 바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은퇴 후 삶을 준비하는 노후재테크는 단순하게 접근해야 한다. 첫 번째는 더 늦기 전에 서둘러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복리의 마법’을 안다면, 하루라도 빨리 준비하는 게 부담도 덜 하고 투자 대비 수익률이 높다. 두 번째는, 소비패턴의 재정립이다. 꼭 필요하지 않은데도 남들이 갖고 있기 때문에 소유하게 되는 것이 많다. 우리나라는 지하철이나 버스 등의 대중교통시설이 아주 잘 돼 있다. 과장된 소비를 줄이고 이런 자금을 일찍부터 노후 준비에 투자한다면 은퇴 후 부담이 한결 덜할 것이다. 세 번째는, 가족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준비하는 것이다. 부부가 같이 고민하고 준비하며, 자녀에게도 그런 모습이 조기에 노출된다면, 나의 노후에 부모의 노후도 책임져야 하는 버거운 노후생활이 초래되지 않을 것이다.

‘은퇴설계’ ‘노후재테크’란 명목으로 어려운 경제용어들이 난무하는 지침서나 강의가 많다. 대부분 직장인은 노후는 준비하는 게 맞기는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한다. 우선, 앞서 세 가지를 체크해 보자. 나의 소비패턴과 생활패턴을 재정립한 후, 어려운 금융상담은 은행이나 증권사 등의 금융전문가를 찾아가면 된다. 노후준비에 대한 빠른 인식 전환으로, 조기에 안정적인 노후준비로 은퇴 후 손자에게 세뱃돈만큼은 편안한 마음으로 줄 수 있는 노후가 돼야 할 것이다. 김구태·농협경주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