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재테크>예금·부동산 줄이고… ‘높은 배당금’ 리츠에 자산구조 분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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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츠(REITs)란 상장된 부동산 펀드다. 배당 가능한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한다. 선진국은 공모 리츠 시장이 활발하다. 우리나라는 사모 리츠와 사모 부동산 펀드 중심으로 발전하다 보니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공모 리츠가 별로 없었다. 공모 리츠가 해외 리츠 중심으로 돼 있는 이유다. 하지만, 올해부터 국내 공모 리츠가 많이 출시되면서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제는 주식, 채권, 주택 이외에 리츠를 보유자산 목록에 장기적으로 포함해야 할 때다.

이를 위해, 예금과 부동산으로 구성된 가계 자산 배분에 리츠를 포함해 재설계해야 한다. 예금은 금리가 너무 낮아 자산을 증식시키기 어렵다. 반면, 리츠는 수익률이 높은 편이다. 일본과 같은 초저금리 국가도 리츠 수익률은 4∼6% 정도이다. 그리고 가계는 주택과 상가에 편중된 부동산 구조이다 보니, 유동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한, 두 부동산에 편중돼 있다. 이에 반해 리츠는 소액으로 다양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유통시장에서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기 때문에 유동성이 높다. 이런 요인을 감안할 때, 가계자산에서 예금과 부동산을 줄이고 그만큼 리츠 자산에 배분하는 게 좋다. 포트폴리오를 이렇게 재설계하면, 수익성과 유동성이 좋아지며, 편중된 자산구조를 잘 분산할 수 있게 된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요즘 금리가 하락하면서 해외 리츠 수익률이 껑충 뛰다 보니 재테크로서 리츠에 투자할 때라는 이야기를 한다. 금리가 오르면서 해외 리츠 수익률이 떨어질 때는 아무도 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리츠 자산은 가계자산 목록에 장기적으로 보유하고 있을 자산군으로 봐야지 단기적으로 사고파는 재테크 대상으로 보면 안 된다. 리츠 종주국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은 2017년 기준으로 미국 가계의 40% 정도가 직접이든 간접이든 리츠를 보유했다. 특히 미국 퇴직연금(401k)에서 편입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의 95%가 리츠에 일정 부분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단기 재테크가 아닌 장기 자산배분 전략 차원에서 리츠를 보유하고 있음을 명심하자.

생애 설계 단계로 볼 때, 리츠는 은퇴하고 모아 둔 자산으로 안정된 소득을 만들어야 하는 은퇴자들에게 요긴하다. 리츠는 주식과 달리 임대 수익의 변동이 작아 배당금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의무 배당에 따라 임대 수익이 배당으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발생한 이익을 초과 배당할 수도 있으므로 리츠에서 올해 이익을 초과해 배당하고 내년에는 배당 규모를 줄이는 식으로 배당수익률을 일정하게 조정할 수도 있다. 게다가 1년에 두 번 배당하는 데 배당일이 리츠마다 다르므로 리츠를 여러 개 잘 섞으면 매월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 일본에서는 리츠에 대한 개인 투자자의 45%가 60세 이상이고, 70대도 17%를 차지한다고 한다.

일본은 장기 저성장기에 리츠 시장이 크게 확대됐다. 저금리였던데다 주식과 부동산 같은 자산가격이 정체 상태였기 때문에 투자자산의 수익성이 더 좋았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환경에 처하리라 본다. 따라서, 리츠를 장기적으로 자신의 자산 목록에 반드시 있어야 할 자산군으로 간주할 필요가 있다. 리츠라는 자산을 통해 가계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설계해야 할 때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