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 >‘자연·감각·물’ 살린 놀이공간 ‘착착’… “5월 개장만 기다려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말 경북 구미 인덕초등학교 학생들이 아동친화놀이터에 아동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홍보하는 한편, 공사 과정까지 감리하기 위해 아동옹호단을 발족하고 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제공

경북아동옹호센터 아동친화놀이터

구미 하늘공원 1만5124㎡규모
아동이 직접 디자인·설계 참여

인덕초 학생, 선진놀이터 견학
물·놀이기구 등 아이디어 반영

주민·학부모 대상 워크숍 열어
UCC 제작해 온라인 홍보도

“자연, 감각, 물(水) 3가지를 살린 아동친화놀이터예요. 지역주민도 함께 활용할 수 있어요.”

오는 5월 경북 구미시 산동면 하늘공원에는 1만5124㎡ 규모의 특별한 놀이터 하나가 들어선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가 아동의 의견을 존중하고 놀 권리를 강조하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의 정신에 근거해 구미시, 한국수자원공사 구미사업단, 구미 인덕초등학교와 손잡고 아동친화놀이터를 선보인다. 현재 시설물 제작과 함께 공사가 한창인 이 놀이터는 여러 면에서 의미가 있다. 여러 기관이 힘을 실은 것은 물론, 디자인, 설계, 공사 등 전 과정에서 아동 참여를 전제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해 4월 4개 기관은 업무협약을 맺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협력체계를 갖춘 후 면밀한 사업 수행에 들어갔다. 경북아동옹호센터는 아동 의견 수렴과 아동 참여사업, 구미시는 행정절차 및 놀이터 운영·관리, 구미사업단은 놀이터 부지 제공, 설계 및 공사, 구미 인덕초는 아동참여 관련 업무 협조를 각각 맡아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TF팀과 구미 인덕초 학생들은 기획을 위해 국내 선진 놀이터를 견학해 벤치마킹을 했고, 아동의 의견을 반영한 놀이터 디자인을 만들기 위해 ‘디자인 씽킹 캠프’도 꾸렸다. 캠프 준비를 맡은 김선아(디자인 전공) 국립금오공과대 산업공학부 교수와 같은 대학 안동준 건축학부 교수, 구미사업단은 지난해 7월 사전 워크숍을 열고 아동들이 생각하는 놀이터, 놀이터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아이디어가 뭘지 준비했다. 구미 인덕초 학생 24명, 지역주민, 교사 등은 아동, 성인의 의견을 받아 디자인 콘셉트를 만들었다. 캠프를 진행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놀이터 이미지 찾기, 놀이터 디자인 그리기를 토대로 조별로 토론, 토의를 거쳐 놀이터 설계 도면을 제작해 발표했다. 김동혁 경북아동옹호센터 팀원은 “캠프에서는 ‘놀이터에 물이 있었으면 좋겠다’ ‘스릴 넘치는 놀이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고 디자인, 도면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김선아·안동준 교수팀이 최종 내린 결론은 놀이터에 자연, 감각, 물을 살려야 한다는 것.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모험적이면서도 힐링을 경험할 공간이 필요하며 다양한 색으로 표현할 수 있고 감성적이며 아동의 발달에 자극을 줄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물놀이, 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이어 8월에는 주민과 학부모 대상으로 워크숍을 열어 아동친화놀이터 조성과정을 설명하고 실제 대상지 도면을 활용해 디자인했다. 어린이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도 함께 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즉 아동이 다양한 놀이활동을 하면, 학부모들은 휴식도 취하면서 자연을 느낄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이 결과, 자연과 놀이를 연계한 정·동적인 활동이 균형을 이룬 놀이터 개념이 만들어졌다.

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아동친화놀이터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지역에 널리 알리기 위해 ‘아동친화놀이터 그림 공모전’도 열었다. 구미 지역 초등학교, 유치원, 지역아동센터 및 아동 관련 기관은 물론, 지역방송, UCC 제작을 통한 온라인 홍보까지 했다. 공모전에는 499점의 적지 않은 작품이 접수돼 지역 놀이터에 대한 갈증과 관심을 반영했다. 뽑힌 39점의 수상작은 구미시청에서 시상식을 했다. 아동의 놀 권리와 증진의 필요성을 부각하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24일까지 일정으로 구미시와 경북 아동옹호센터 공동 주최로 구미 예(藝)갤러리에서 전시회도 갖고 있다. 구미시 관계자는 “전시회를 통해 아동이 원하는 놀이터에 대한 생각이 일반 시민에게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며 “향후 제2, 제3의 아동친화놀이터를 조성하는 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모전 수상작은 타일로 제작해 놀이터 정문 벽면에도 부착할 계획이다.

아동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한 ‘세밀한’ 접근은 아동모니터링단에서도 확인된다. 놀이터 조성의 전반적인 과정에서 아동의 의견을 살리고 아동의 목소리로 놀이터를 홍보하는 한편, 공사과정에 대한 감리 기능까지 부여했다. ‘HP(Happy Play) 구미인덕어린이단’으로 이름을 붙인 모니터링단은 4개 기관과 함께 3월 이후에 아동친화놀이터의 멋진 이름도 정할 계획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북아동옹호센터는 이와 함께 여가 놀이 실태조사를 토대로 연구활동을 진행 중이다. 경북 아동의 여가 놀이 실태를 파악해 올해 놀 권리 증진 세미나 등 놀 권리 보장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지난해 하반기 경북도, 경북교육청, 한동대와 경북 전역의 초등학생 아동 2730명, 학부모 852명을 대상으로 놀 권리와 놀이 현황에 대한 실태조사 자료를 수집했다. 김동혁 경북아동옹호센터 팀원은 “전국적인 현상이기는 하지만 중간 점검을 해보니 경북 시·군·구도 일반적인 놀이터가 있으나 잘 활용되지 않고 있고 아이들이 야외놀이보다 스마트폰 등 미디어에 노출돼 혼자 하는 놀이가 많아지는 현상에서 자유롭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게임 등에 의존하는 고립된 가상공간과의 놀이는 체력유지나 친구들 간의 상호 친밀감, 유대감, 커뮤니케이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정인숙 경북아동옹호센터 소장은 “올해 경북 아동의 여가 놀이 실태조사 결과에 맞춰 아동의 필요와 욕구에 맞춘 ‘어디든 놀이터’ 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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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권리옹호 Child First’는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하는 연중캠페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