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러시아의 정보자산이라 생각해 FBI 수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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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케이브 前 FBI 국장대행 회고록 관련 CNN 인터뷰

“北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능력
트럼프, 푸틴 말만 듣고 안믿어
정보기관의 거짓말이라 생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능력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앤드루 매케이브(사진)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대행이 최근 발간한 회고록 ‘위협:어떻게 FBI는 테러와 트럼프의 시대에 미국을 보호했나’에서 밝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주장이 미국 사회를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매케이브 전 국장대행은 지난 17일 CBS방송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언급했으나 회고록에는 좀 더 상세한 시점과 대화 내용을 첨가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 2017년 7월 북한의 화성 14호 시험발사 직후 FBI에 대통령을 위한 브리핑을 요청했다. 보통 FBI 국장이 브리핑을 하지만 당시 백악관은 매케이브의 불참을 요구했다. 매케이브도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자신을 제거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었던 만큼 다른 직원을 대신 보냈다. 이후 브리핑에 참가하고 돌아온 직원들에게 문의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ICBM급 시험발사가 이뤄진 것을 믿지 않았으며 (정보기관의)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그렇게 말해줬다’고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브리핑하던 직원이 “그런 생각은 미국 정보기관이 가진 정보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믿는다”고 말했다고 매케이브는 설명했다. 해당 직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쉬지 않고 말을 하는 통에 브리핑 시간도 몇 분밖에 갖지 못했다고 전했다.

매케이브는 FBI 국장을 지낸 전임 상관 로버트 뮬러 특검에 대해서는 숭배에 가까운 칭찬을 늘어놓았다. 하지만 제프 세션스 전 법무장관에 대해서는 “갈팡질팡하는 리더”라며 가차없는 비난을 가했다. 새로 기밀이 보고되면 며칠 전 보고된 기밀과 잘 구분하지 못했으며 FBI가 아일랜드인만 고용한다거나 문신을 했으면 채용되지 못한다는 식의 낡은 사고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것이다. 회고록에는 매케이브의 아내가 2015년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을 때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측근에게서 후원금을 받은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물고 늘어졌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날 매케이브는 회고록 홍보를 겸해 CNN방송에 출연,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정보자산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수사를 착수한 이유”라고 답했다. 하지만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은 CNN에 출연해 “매케이브는 잘 알려진 거짓말쟁이에 기밀유출자”라고 비난했다. 매케이브는 2018년 3월 공식 퇴임 하루 전날 전격 해임되면서 연금을 박탈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에 대해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의 이메일 스캔들 의혹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했던 대표적인 친힐러리 인사라면서 눈엣가시처럼 여겨왔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