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美北 정상회담 D-6>국책기관의 ‘영변核 폐기’ 띄우기

통일硏, 토론회 열고 의미부여
“核물질 생산시설로 가치 상당”
전문가들은 ‘核동결뿐’ 우려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심적인 비핵화 카드로 영변 핵시설 폐기를 또다시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이 21일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영변 핵폐기’의 의미 띄우기에 나섰다.

국무총리실 산하 통일연구원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통일연구원에서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의 정치·기술적 의미를 집중 조명하는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영변 핵 단지가 1차적 비핵화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영변 핵폐기에 대해 폄훼하거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고 지적한 뒤 “하지만 핵 능력의 90%는 핵물질과 연관된 것이고, 핵물질을 만드는 영변 시설은 (북한 비핵화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평가했다. 안진수 전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책임연구원도 “우리가 원하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 1단계는 핵무기와 핵물질의 국외 반출이고, 2단계는 5㎿ 원자로의 완전 불능화 및 장비 파괴와 국외 반출 등”이라면서 “북한은 신뢰성을 이유로 핵무기 인도를 뒤로 미루고 폐기 순서도 위와 다르게 제기하면 우리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도 지난해 9월 평양 공동선언의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면 영변 핵시설을 영구폐기할 수 있다’는 제안 정도만 내놓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국책기관이 토론회를 통해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도 상당한 진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나선 셈이다.

이에 대해 핵 신고나 비핵화 시간표 없는 영변 핵시설 폐기만으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반박이 나오고 있다.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검증을 놓고 미국과 실랑이를 벌이면서 비핵화 지연 작전에 나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핵물질 총량을 추적당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시설을 폐기한 뒤 참관 수준의 검증만 제공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