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운전자 면허반납’ 예상밖 동참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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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서울 첫 시행 ‘성과’

65세이상 주민 면허 반납하면
10만원 충전된 교통카드 지원
한달새 179명이 구청 찾아와
벌써 전체 목표치의 74% 훌쩍

서울 양천구가 지난 1월부터 시행 중인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제도가 주목받고 있다. 양천구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운전 면허증을 반납하면 10만 원이 충전된 선불 교통카드를 지원하는 제도를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처음으로 시행하고 있다.

22일 구에 따르면 지난 1월 2일부터 고령운전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제도를 시행한 결과, 한 달 만에 지역에 거주 중인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179명이 운전면허를 반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구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2만6133명으로, 지역 내 전체 면허 소지자 28만3057명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75세 이상 운전자는 5199명이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도로교통공단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14년 2만275건, 2015년 2만3063건, 2016년 2만4429건, 2017년 2만6713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전체 교통사고 중 고령 운전자의 사고 점유율도 2014년 9%, 2015년 9.9%로 한 자릿수였으나 2016년 11%, 2017년 12.3%로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구는 지난해 12월 ‘양천구 교통안전 증진 조례’에 고령 운전자 운전면허 자진반납 제도와 관련한 조항을 포함하고 올해부터 제도를 시행했다. 구는 올 한 해 240명가량이 면허를 반납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한 달 만에 목표치의 74%를 넘기게 됐다. 자진 반납한 운전자의 63%는 주 반납대상인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였다.

제도 시행 이후 ‘1호 운전면허 자진 반납자’인 김기륜(74) 씨는 “3년 전만 해도 괜찮았던 시력과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고, 위급한 순간에 빠르게 판단하고 조치할 능력이 떨어졌다고 스스로 느꼈다”며 “마음은 젊지만, 몸은 노쇠했기 때문에 더는 운전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 면허를 반납했다”고 말했다. 양천구 관계자는 “올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해 신청 인원이 많으면 내년부터 예산을 증액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