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소득격차, ‘소주성’ 집착으로 예상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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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김광두가 본 ‘문재인 대통령 경제정책’

“최저임금 올라 고용 줄어
가장 먼저 저소득층 타격”

“기본정책 바꾸지 않는 한
경제는 계속 힘들어질 것”

22일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 결과 빈부 소득 격차가 역대 최악으로 나타난 것과 관련, 김종인(왼쪽 얼굴)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김광두(오른쪽)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의장은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에만 집착해온 문재인 정부에서 예상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모두 문 대통령의 삼고초려로 그와 깊은 인연을 갖게 된 원로 경제학자다. 김 전 대표는 2016년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을 원내 1당으로 만들어 대권가도에 결정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구축했고, 김 전 부의장은 2017년 대선 캠프 시절 경제정책 ‘J노믹스’를 입안했다.

두 사람은 이날 전화통화에서 “임금 증가와 더불어 고용은 줄고 중소기업·자영업자 폐업 숫자가 늘어나면서 그런 현상이 생기는 것”이라며 “경제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경제 전망은 어둡다”고 내다봤다.

김 전 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의 핵심인 최저임금 인상은 근로자로 보면 소득이지만 사용자로 보면 비용”이라며 “비용이 커지니까 고용을 줄이거나 폐업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통계청 발표는 사실 뻔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정책의 전환 없이 이런 식으로 가면 경제성장이 된다 해도 고용으로 연결되지 않는 모순구조가 계속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경제정책을 바꾸지 않는 한 경제는 계속 힘들어진다”고 강조했다.

김 전 부의장 역시 “임금을 올려주고도 고용이 줄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병행돼야 근로자 그룹 전체의 소득이 올라가는 건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면서 “경제이론으로 볼 때 이번 결과는 예상이 됐다”고 분석했다. 김 전 부의장은 “경기가 안 좋은 상태에서 임금을 과다하게 올리면 고용이 줄게 돼 있고, 고용이 줄면 비숙련 노동자부터 줄게 돼 있어 결국 저소득층이 먼저 타격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제 전망과 관련, 김 전 대표는 “반도체 착시현상이 빠지면서 경제는 더 침체로 갈 것”이라며 “올해 3월 이후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6, 7월쯤엔 국민 사이에서 그런 불만이 분출될 수도 있다”고 짚었다. 김 전 부의장은 “경제 포텐셜(잠재력)이 낮아진 데다 최저임금을 많이 올려놓으니까 영세 중소기업과 상공인들이 더 어렵게 됐고 수출 둔화까지 겹쳐 저성장이 지속할 듯하다”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전환 가능성에 대해서는 두 사람 모두 “근본적인 전환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예상했다.

허민 선임기자 minsk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