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주한미군 완전철수 원한다 해”

이언 브레머 美싱크탱크 회장

“최근 방북한 아프리카 정상
‘철수 대가 비핵화 발표’ 계획
김정은에게 직접 들었다더라”

“실제로 시행되기는 어렵지만
트럼프도 그런 거래 관심있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27~28일 2차 미·북 정상회담을 포함한 북핵 협상에서 추구하는 최종 목표가 ‘주한미군 완전 철수’라는 주장이 22일 제기됐다. 제3국 정상이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나 이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김 위원장이 이번 회담에서 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는 주한미군 지위는 회담 의제가 아니라는 미국 측 입장과 상반된 것이어서 회담 결과가 주목된다.

미국 정치 컨설팅 싱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이언 브레머 회장은 이날 “최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만났던 한 아프리카 국가 대통령은 ‘(북한이) 한반도에서 미군을 모두 빼내는 대가로서의 비핵화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브레머 회장은 유라시아그룹의 주간정세리포트(EG Update)에서 “오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둘러싸고 이례적인 소식이 한 가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브레머 회장은 문화일보 이메일 인터뷰에서도 이 내용은 해당 대통령이 김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들은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브레머 회장은 해당 국가와 대통령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지난 15~17일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서 해당 대통령을 만났다고 전했다. 브레머 회장의 발언과 북한 조선중앙통신 등을 분석하면 해당 국가는 아프리카 모리타니일 가능성이 높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모리타니의 모하메드 울드 압델 아지즈 대통령이 지난해 북한의 정권수립일(9월 9일) 경축행사를 계기로 9월 8~10일간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

하지만 브레머 회장은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요구가 실제 관철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브레머 회장은 “그런 거래는 시행하는 데 몇 년이 걸릴 것이고, 완전한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는 상상하기도 어렵다”고 전망했다. 다만, 브레머 회장은 “이게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와일드 카드’로, 그런 거래를 전쟁 상태의 공식적인 종결 및 외교관계 수립에 연결시키려는 데도 관심이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깜짝 수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실제 미·북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감축·철수에 관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파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1일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철수가 정상회담 의제가 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무얼 내줄 건지 등 협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싶지 않다”면서 즉답을 피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