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 대기? 상관없어! 팰리세이드 갖고 말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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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車도 놀란 대형 SUV 돌풍

넓은 공간 첨단사양 갖추고도
3000만원대 중반 ‘가성비 王’
수입차 살까 고민하던 아빠들
“지금까지 이런車 없었다” 결정

올 판매 목표 2만5000대인데
지난주까지 5만1000대 계약
4월부턴 北美 시장으로 진출
勞使 증산합의…출고 빨라질듯

현대차 대형 SUV 팰리세이드(사진)가 말 그대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주까지 약 5만1000여 대의 누적 계약 대수를 기록하며 현대차의 올해 목표치(2만5000대)를 두 배나 넘겼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차에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는 기대를 모은다는 점에서 ‘인기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것이 자동차업계의 평가다. 신차인 데다 최근 트렌드에 부합하는 SUV 모델이라는 점, 수익성이 더욱 높을 수밖에 없는 대형 SUV 모델이라는 점에서 현대차의 올해 이후 판매 확대 및 수익성 회복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북미 등 해외지역으로 본격 출시될 예정으로, 현대차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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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인기 있나=팰리세이드가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넓은 공간, 다양한 편의기술에 목말라 있는 패밀리 SUV 수요층을 우수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적절히 공략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팰리세이드는 출시 전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가격 범위보다 훨씬 낮았다. 팰리세이드의 기본 판매가격은 3.8 가솔린 모델이 3475만∼4030만 원, 2.2 디젤 모델이 3622만∼4177만 원이다. 2.2 디젤 모델의 경우 경쟁모델인 쌍용차 ‘G4 렉스턴’ 2.2 디젤 모델 기본 판매가격인 3448만∼4605만 원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으며, 싼타페 2.2 디젤 모델 가격인 3358만∼4045만 원과도 가격대가 상당 부분 겹쳐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다.

수입 SUV와 비교해도 팰리세이드와 동급인 포드 ‘익스플로러’의 기본 판매가격(5460만∼5710만 원)과 견줘 충분한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3.8 가솔린 모델의 경우 3000만 원 중후반대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최고 출력 295마력(ps), 최대 토크 36.2㎏·m의 폭발적인 동력성능을 누릴 수 있어 질주본능을 간직한 남성 고객의 마음을 정확히 저격했다.(2.2 디젤 모델은 최고 출력 202마력(ps), 최대 토크 45.0㎏·m)

‘아빠’들의 취향을 저격한 것도 돌풍의 이유다. 기존 패밀리 SUV 고객들은 SUV를 선호하면서도 여행과 레저를 위해 더 큰 공간을 갖춘 대형 SUV에 대한 갈증이 있었는데 팰리세이드가 이를 정확히 꿰뚫었다. 팰리세이드는 전장, 전폭, 휠베이스가 각각 4980㎜, 1975㎜, 2900㎜로 특히 실내공간을 규정하는 휠베이스가 G4 렉스턴(2865㎜), 익스플로러(2860㎜) 등 동급 모델과 비교해도 가장 길어 넉넉하고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제공한다. 또 동급 최대의 2열 레그룸(1077㎜)을 갖춰 2열 탑승객에게도 안락한 공간을 제공한다. 현대차 고객 중 팰리세이드를 재구매한 고객 22.7%가 ‘지금보다 더 큰 SUV를 원하는 중형 SUV 보유 고객’이었단 점도 40∼50대 남성 고객이 가족과 함께 쓸 더 큰 차가 필요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팰리세이드는 다양한 안전 및 편의사양으로 동급 최고의 상품성을 갖췄다. 첨단 지능형 주행안전기술(ADAS)을 대거 기본 적용한 것 외에도 고객의 승·하차성도 대폭 개선했다. 트렁크 측면에 있는 3열 ‘파워 폴딩 시트 버튼’을 통해 3열 좌석을 편리하게 접고 펼 수 있는 것은 물론, 운전석 내비게이션 화면을 통해 3열 파워 폴딩 시트뿐 아니라 후석 공조까지 조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수급 대란 논란=현재 평균 6개월, 상위 트림의 경우 9개월 이상까지 예상되는 출고 대기기간을 줄이는 것이 향후 팰리세이드의 인기를 이어가는 데 결정적인 가늠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픽업트럭을 제외한 순수 국산 및 수입 대형 SUV 수요는 3만5000대 규모였다. 현대차는 당초 팰리세이드 투입으로 약 2만5000대가량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정도만 해도 파격적인 예상치다. 아무리 수요가 늘어난다 해도 중소형 SUV가 대세인 국내 시장에서 판매가격대가 평균 4000만 원을 웃도는 대형 SUV를 약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대형 SUV를 개발하면서 처음부터 기존 수요의 몇 배나 되는 무모한 투자는 할 수가 없고, 예측만큼 판매가 안 될 경우 엄청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수요 예측 실패’라는 일각의 비판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팰리세이드는 4월부터 북미 수출이 시작된다. 팰리세이드는 당초 국내보다는 북미 시장을 겨냥해 만든 모델이기 때문에 북미에서 더 많은 주문량이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4월 이후에는 5000대 중 절반인 2500대가량이 수출 물량으로 배정돼야 하기 때문에 내수 공급량은 월 2500대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현대차는 공급량을 더 늘리기 위해 부품업체에 발주물량을 늘리고 노조와 생산 확대를 위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팰리세이드 연간생산량을 8만 대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재 노사가 적극적인 증산에 합의한 상태로, 증산을 위한 부품 수급 등을 준비하고 있어 조만간 증산에 돌입하게 되면 출고 대기물량이 빠르게 해소되며 판매량 역시 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